‘토종 생성형 AI’ 공개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로 승부수

조민아 2023. 8. 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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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 2023’ 행사에 참석해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토종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전면 공개했다. 한국어 맞춤 대화형 인공지능(AI)·검색 서비스 등도 선보였다. 생성형 AI 열풍을 타고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네이버는 한국어, 한국 문화에 특화한 ‘토종 AI’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네이버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콘퍼런스 단23’ 행사를 열고 하이퍼클로바X와 이에 기반한 서비스 라인업을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는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을 포함해 한국 사회의 법·제도,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 AI”라고 강조했다.

대화형 AI ‘클로바X’는 질문을 받으면 요약·추론·번역·창작 등을 통해 답변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를 클로바X에 입력하면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모의면접을 할 수 있다. 특히 언어모델만으로 답변에 한계가 있는 경우를 대비했다. 네이버 내·외부 서비스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결하는 시스템인 ‘스킬’ 기능을 적용했다. 클로바X는 이날 오후 4시 베타 서비스로 문을 열었다. 글 요약하기, 이어쓰기 등이 가능한 글쓰기 서비스 ‘클로바 포 라이팅(for Writing)’도 같은 시간부터 베타 버전 사용자를 모집했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는 환각 현상을 최소화했다는 차별점을 지닌다. 질문 의도를 깊이 이해하는 ‘리즈닝(Reasoning)’, 답변에 필요한 출처 선택, 출처 내용과 일치하는 답변 생성이라는 3단계를 거친다. ‘원룸에서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식물과 그 관리법’을 검색하면, 원룸에서는 공기정화 식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스스로 추론할 수 있다. 기후변화 원인, 환경보호 방법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답할 수 있다. 답변 출처는 네이버 지식백과, 지식IN, 블로그, 뉴스, 기상청 웹사이트, 위키피디아 등으로 다양하다.

큐:는 네이버 쇼핑·플레이스 등의 버티컬 서비스와도 연결돼 있다. ‘주말에 분당에서 브런치하기 좋은 테라스’라는 질문을 던지면, 식당 정보와 리뷰 등의 구체적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한다. 하단에는 예상되는 후속 질문도 제시한다. 사용자를 네이버 검색에서 쇼핑·예약으로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큐:는 오는 9월에 베타 서비스된다.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로 비즈니스 플랫폼 ‘프로젝트 커넥트X’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 도구로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업무를 자동·효율화하는 게 핵심이다. 특정 기업의 업무를 파악한 생성형 AI가 자료 검색, 보고서 작성, 이메일 답장 등을 처리해주는 식이다.

한국어에 특화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대거 내놓으면서, 네이버는 한국 시장에 승부를 건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SME(중소상공인)나 창작자들은 결국 한국 시장을 겨냥한다”고 했다. 포털 1위를 지켜온 네이버의 막대한 데이터는 대부분 한국어로 돼 있기도 하다.

네이버의 AI 기술은 세계적 빅테크와 견줘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성낙호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내부적으로 오픈AI의 GPT-3.5 대비 승률을 75% 정도로 본다”고 했다. 김용범 서치 US AI 기술 총괄은 “서비스 완성도 측면에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도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총괄은 “구글, 오픈AI 등에 종속되면 높은 비용을 내고 낮은 성능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대표는 뉴스 콘텐츠가 AI 학습 데이터로 쓰이는 데 따른 논란에 “여러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 지불에 대해선 “규제·약관에 근거를 두고 학습했기 때문에, 별도 사용료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뉴스 콘텐츠는 고품질 데이터다. 명확한 답변은 어려워도, 네이버는 어떻게 수익으로 돌려드릴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온 회사”라고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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