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AI 대중화·수익화 나선 네이버…'생태계' 키우고 '환각'도 해결할까
검색→모바일→이커머스로 이어진 네이버의 성장엔진 바통을 생성 인공지능(AI)이 넘겨받을 수 있을까. 네이버가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네이버 서비스 전반을 하이퍼클로바X와 연결하는 동시에 각 기업에 최적화한 기업향(向) 서비스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23’을 열고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다. 하이퍼클로바X는 2021년 네이버가 세계 3번째로 공개한 LLM인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만들기 위해 최근 5년간 AI 분야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다양한 서비스로 창작자·사업자·광고주·파트너를 연결하고 이들이 성장해 다시 플랫폼 성장을 이끄는 위닝루프(winning loop, 승리의 선순환)가 우리의 성공 공식”이라며 “이 루프에 하이퍼클로바X를 더해 성공 속도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는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는 LLM의 핵심 노하우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매개변수는 생성 AI 훈련에 쓰인 성능 가늠자 중 하나인 오픈AI도 GPT-4 파라미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내부 평가에서 GPT-3.5보다 하이퍼클로바X의 답변 적합도가 75% 높았다”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한 LLM 개발 경쟁은 규모를 키우고 기술을 과시하는 단계를 지나, 개발한 LLM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묻는 단계로 이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의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 ‘빙’에 도입하고, 구글이 AI 챗봇 바드로 반격에 나선 것도 연장 선상의 일. 하이퍼클로바X와 함께 네이버가 공개한 여러 생성 AI 서비스는 이 질문에 대한 네이버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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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 AI의 대중화, B2C
클로바X는 네이버 내외부 서비스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동하는 ‘스킬’을 통해 생태계 확장을 노린다. 이용자가 클로바X에서 쏘카, 배민, 컬리, 야놀자 서비스를 불러다 쓸 수 있는 것. 예컨대 ‘아이와 함께 타기 좋은 렌터카 추천해줘’ 하면 쏘카의 렌터카 중 적합한 차종 정보를 보여주고 예약까지 연결된다. 네이버가 이같은 생태계를 어디까지 넓히느냐에 따라 AI 플랫폼으로서 네이버의 영향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부터 네이버 통합 검색에 순차 적용될 큐(QUE)는 복잡한 질문도 이해하는 검색 서비스다. 이용자가 ‘주말에 분당에서 브런치 하기 좋은 테라스 있는 식당 찾아줘’라 질문하면,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통해 적당한 식당을 추천하고, 각 식당 이미지, 리뷰, 영업시간 등 정보를 보기좋게 편집해 제공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너무 많은 선택지는 정보탐색과 선택을 어렵게 한다”며 “이런 경험과 과정을 혁신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네이버는 창작자·사업자들을 위해 글쓰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과 광고주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 광고 상품 ‘클로바 포 애드’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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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 AI의 수익화, B2B
기업간 거래(B2B) 분야는 LLM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네이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프로젝트 커넥트X (Project CONNECT X)’는 생산성 도구다. 메신저, 메일 등 여러 경로로 오는 업무 지시를 AI가 통합해 실행 계획을 세워 보고서, 이메일 초안도 만들어준다. 성낙호 총괄은 “AI가 기업 환경에서 사용하는 문서나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오늘 해야 할 일을 자동으로 감지해 추천하고, 이메일 답장을 제안하는 등 업무 생산성을 눈에 띄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네이버 사내에서 쓰고 차후 다른 기업에 제공한다.
네이버는 기업용 AI 서비스로 ‘뉴로클라우드’도 내놨다. LLM을 자체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들에게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컨테이너 한 상자 정도의 작은 크기의 AI 클라우드를 기업 내부에 설치한다”며 “기업 내부 데이터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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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은?
네이버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 6.25% 오를 만큼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LLM 모델들에서 제기된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오류는 하이퍼클로바X에도 남아 있다. 생성 AI 서비스가 허위 정보를 그럴싸한 사실처럼 답하는 기술적 오류다. 이에 대해 네이버 출처가 명확한 문서를 사용하는 기술들로 답변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한다. 김용범 네이버 서치US AI 기술 총괄은 “이런 자체 기술 탑재 후 환각 현상이 72% 감소했다”고 말했다.
AI 학습용 콘텐트의 저작권 침해 문제도 우려 요소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니케이 같은 해외 주요 언론사는 자사 사이트에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데이터 수집을 금지했다. 최수연 대표는 “고품질 데이터인 뉴스 콘텐트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국제적으로도 첨예한 논란이 있어 명확히 답변하기 어렵다”며 “다만 기존 학습한 부분은 현행 법과 규제, 약관에 근거한 것이고, 앞으로 학습할 부분은 콘텐트 제공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서로 윈윈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경쟁자들은?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브레인도 현재 LLM을 고도화 작업 중이다. 2021년 말 한국어 특화 LLM인 코GPT를 선보였고 올해 안에 발전된 코GPT 2.0을 공개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달 전문가용 거대 AI '엑사원2.0'을 공개했다. SK텔레콤도 최근 미국 생성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며 통신사업에 특화된 LLM을 구축 중이다. KT도 ‘믿음’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박민제·여성국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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