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 美 전기차 스타트업 '만성적자'
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생산 역량 한계와 경쟁 격화 등으로 만성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비안은 23일(현지시간)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17억달러) 대비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11억달러)도 전년동기(3억6400만달러) 대비 늘었다. 매출과 순손실 모두 시장 예상보다 선방했다.
2분기 매출 개선은 지난해 공급망 타격으로 부진했던 기저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리비안의 2분기 인도량은 1만2640대로, 시장 예상치(1만1000대)를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면서 생산량에 타격을 겪은 후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매출 개선에도 불구하고 리비안은 자기자본이익률(ROE) -38.91%, 총자산이익률(ROA) -200.97%로, 수익성 지표에서 여전히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 이후 테슬라의 로드스터와 같은 스포츠카 쿠페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상품화에는 실패했다. 이어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로 전략을 변경하고 10년 사업계획 수립과 조직 구축, 연구개발에 매달려 왔다. 전기 픽업트럭(R1T) 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3종의 전기차 라인업의 인도가 시작된 2021년 3분기부터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나 적자 행진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루시드도 시장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루시드는 올해 2분기 순손실이 7억6420만달러로, 전년 동기(2억204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억5090만달러로 전년 동기(9730만달러) 대비 증가했지만, 3개 분기 연속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루시드는 부진 탈피를 위해 올해 연간 1만대 이상의 생산량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2만대)의 딱 절반 수준이다. 회사 측은 "가격 인하 발표 첫날 주문량이 급증했다"며 가격 인하가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루시드는 2021년 10월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인 '루시드 에어'를 출시했다. 루시드 에어는 한번 충전으로 미 환경보호청(EPA) 등급 기준 500마일을 초과하는 주행이 가능한 스펙을 내세웠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공급망 문제로 첫 차량 인도 시점이 수차례 지연되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최근 '전량 리콜' 사태를 일으킨 수소전기 트럭 기업 니콜라는 올해 2분기 2억1783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1억7300만달러) 대비 손실폭이 크게 확대된 수준이다. 매출은 1536만달러로, 역시 전년동기(1813만달러) 대비 축소됐다. 니콜라는 지난 6월 배터리 부품 결함에 따른 화재 위험을 이유로 현재까지 판매된 상용 전기트럭 209대를 리콜하기로 하고 판매도 잠정 중단했다.
니콜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번 리콜 사태가 우리 비즈니스와 실적·재무 상태, 현금 흐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니콜라는 자체 수소 연료 기술이 허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창업자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업계의 가격 할인 역풍으로 이들 신생 전기차 기업의 흑자전환은 더욱 요원해졌다. 압도적인 점유율과 원가 구조를 갖춘 테슬라와 달리, 신생 스타트업의 경우 높은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 등 규모의 경제를 고려하면 적자 탈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클리어 맥도너 리비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격 인하로 원자재 비용 절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고, 셰리 하우스 루시드 CFO는 "비용 개선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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