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경쟁자 없다”… 어닝 서프라이즈 엔비디아 ‘AI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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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가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올렸다.
AI 반도체 수요가 고공비행을 해도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는 게 엔비디아의 자신감을 만드는 근원이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령하고 있다.
AMD가 엔비디아처럼 AI 반도체 생태계를 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엔비디아는 최소 2년 정도 독주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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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가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올렸다. AI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덩치를 키우면서 전 세계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4분의 1단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엔비디아는 2023년 회계년도 2분기(5~7월)에 매출 135억700만 달러, 주당순이익 2.70달러를 기록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1%, 순이익은 843% 급증했다. 월스트리트 전망치(매출 112억2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2.09달러) 대비 매출은 20%, 주당순이익은 30%를 웃도는 성적이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실적이 좋을 거란 공감대는 있었지만, AI 수요가 기대만큼 클지 확신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보다 AI 반도체의 수요가 예상보다 컸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0% 가까이 급등하며, 주당 52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AMD, 브로드컴, 마벨테크놀러지 등 다른 반도체 업체의 주가도 3%가량 올랐다. AI 반도체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전날보다 1.64%와 4.22% 뛰었다.
엔비디아의 화려한 실적을 이끈 건 AI 반도체를 필두로 하는 데이터센터다. 2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103억2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1%나 치솟았다. 전 분기보다 141%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인 A100, H100 등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생성형 AI 열풍이 불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황 CEO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 칩 기반 데이터센터로의 전환, 그리고 생성형 AI 사용 증가라는 두 가지 요인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이제 4분의 1 정도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몇 분기 정도 남았는지 말하기 어렵지만, 한 분기에 끝날 일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는 내년까지 AI 반도체 생산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전망치로 160억 달러를 제시했다. 3분기에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다고 예측한다. 또한 2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할 때 취하는 조치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만 3배가 올랐다”고 전했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AI 반도체 수요가 고공비행을 해도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는 게 엔비디아의 자신감을 만드는 근원이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령하고 있다. 단순히 하드웨어뿐만 아니고 그래픽카드(GPU)용 프로그래밍 언어 ‘쿠다(CUDA)’를 제공하는 등 생태계 전반을 장악 중이다.
경쟁자인 AMD가 발표한 AI 반도체 MI300X는 올해 말에나 출시 예정이다. AMD가 엔비디아처럼 AI 반도체 생태계를 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엔비디아는 최소 2년 정도 독주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AI 반도체 생태계가 엔비디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AMD 같은 후발주자들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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