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수 있는 작은 원룸이 200만원 육박…임대료 폭등에 몸살 앓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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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도 높은 금리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너무 높은 주택 임대료에 주요국은 임대료 통제와 관광객 숙박용 임대(에어비앤비) 신규 허가를 중단했지만, 효과는 미비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유럽 주요 대도시인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의 임대료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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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시 임차인 부담 점점 커져
유럽에서도 높은 금리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너무 높은 주택 임대료에 주요국은 임대료 통제와 관광객 숙박용 임대(에어비앤비) 신규 허가를 중단했지만, 효과는 미비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의 6월 임대료는 2021년 12월 대비 43%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베를린과 런던도 각각 18%, 14% 올랐다.
특히 유럽 주요 대도시인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의 임대료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영국 런던의 경우, 혼자 살 수 있는 작은 원룸을 구하려면 월 1000파운드(170만원)가량을 내야 한다.
세빌스에 따르면, 2021년 12월 유럽의 평균 임대료를 100이라고 가정했을 시 올해 포르투갈 리스본의 임대료는 143이다. 베를린은 118, 런던은 114, 마드리드는 108, 파리는 104에 달한다.
각국 정부, 임대료 낮추기 위한 조치 취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
유럽 대도시의 주택난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유럽의 경우, 내국인과 이주민에 더해 관광객까지 장·단기 임차 수요도 꾸준하다. 특히, 최근 주택 구매 수요가 높은 금리로 인해 월세로 돌아서면서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해 1월 연 1.35% 수준이었던 독일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월에 4.03%까지 올랐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각국 정부가 임대료를 낮추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다. 스코틀랜드는 지난해 10월 기존 임대계약에 한해 임대료를 동결했지만, 6월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제시된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6%나 치솟았다.
일부 국가에서는 규제 정책의 역효과로 임대료가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스본의 경우 지난해에만 임대료가 37% 증가했다. 이에 포르투갈 정부가 임대료 인상 규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한 탓에 일부 집주인이 선제적으로 임대료를 인상한 상태다.
높은 임대료에 '부메랑족' 신조어까지 생겨나
아일랜드와 포루투갈, 폴란드 등에서는 장기화한 팬데믹으로 경제가 정체되는 동안 더는 올라간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청년들이 독립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가 '부메랑족'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아일랜드의 경우, 부모와 함께 사는 25~29세 청년의 비중이 지난해 기준 6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부메랑족'이 늘어나면 청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놓치게 되고, 경제적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로드리고 마르티네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부동산학과 교수는 "(높은 임대료가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며 임대료 급등이 연애와 결혼·출산 같은 생애 주기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마르티네스 교수는 "부모와 몇 년 더 함께 지낸다는 것은 단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급여가 낮은 직업을 갖게 되고 가족을 찾기가 어려워지며 결혼하거나 부모가 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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