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와 경쟁 나선 네이버...‘한국 특화’ 초거대 AI로 승부수(종합)

네이버, 24일 ‘하이퍼클로바X’ 공개
“GPT3.5 대비 75% 성능 뛰어나
한국어 능숙하고 한국사회 이해 높아”
해외수출 준비...글로벌 파트너사와 논의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3’에서 오프닝 키노트를 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가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초거대 AI와 달리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모사할 뿐 아니라 한국 문화와 법 등 사회의 맥락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 AI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서의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 자신감을 보였다.

네이버는 2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23’을 개최하고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생성형 AI 검색 ‘큐(CUE):’를 소개했다. 또한 판매자·광고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서비스도 선보였다.

생성형 AI 라인업 공개

이날 베타 출시된 클로바X는 창작·요약·추론·번역·코딩 등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업무 보고서나 자기소개서처럼 비즈니스 글쓰기에 도움을 받는 것부터 면접 연습, 고민 상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클로바X는 ‘스킬(skill)’ 시스템을 도입해 네이버 내·외부의 다양한 서비스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도 연결한다. 이를 통해 최신정보 탐색, 장소 예약, 상품 구매 등 언어모델 자체의 생성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답변을 보완할 수 있다.

큐:는 복잡하고 긴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또한 커머스·로컬·페이·UGC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계돼 사용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서비스에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큐:는 오는 9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11월부터 네이버 검색에 순차적으로 통합 적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판매자·창작자가 사용하는 생성형 AI 기반의 새로운 기술도구와 기업의 생산성 도구인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비즈니스 플랫폼 ‘프로젝트 커넥트X’,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결합해 버티컬 영역에 특화한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클로바 스튜디오’도 소개했다.

하이퍼클로바X, GPT3.5 수준 능가

네이버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진행해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하이퍼클로바X의 성능에 대해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기술총괄 “내부적으로 GPT-3.5와 비교해 테스트를 해본 결과 승률이 상당히 높았다”며 “내부적인 지표로는 75% 정도의 승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GPT4와의 직접적인 성능 비교는 어렵다고 밝혔다. 성 총괄은 “GPT4는 지금 메인 모델이라 부를 수 없다”며 “성능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서 튜닝을 하고 있고, 그들이 적정점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 또한 충분히 경쟁력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이퍼클로바X의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설명했다. 성 총괄은 “GPT3가 처음 나온 당시에는 군비경쟁하듯 규모 경쟁을 했던 게 사실”이라며 “규모가 크면 클수록 좋은 모델이 나오는 건 맞지만 그 당시에는 어설프게 싸웠던 게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어설프지 않은 것들을 밝혀가면서까지 경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오픈AI가 이미 밝힌 바 있다”며 “그래서 우리도 파라미터 규모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고 부연했다.

하이퍼클로바X만의 차별점으로는 ‘로컬라이즈(현지화)’를 꼽았다. 최수연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는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을 포함해서 한국 사회의 맥락이나 제도, 법 등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 AI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특히 이걸 사용하는 SME(중소상공인)나 창작자들이 한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 파트너사에게 최적화된 생성형 AI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환각(Hallucination)에 대해서는 “리즈닝(Reasoning, 질의이해)이라든지 출처가 분명한 문서들을 더 많이 사용한다든지 등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사실과 일치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절차들을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며 “클로바X는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있으며, 큐:는 검색에 적용할 것을 대비해 만들고 있어 더 엄격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학습에 활용된 데이터의 대가 지불에 대해서는 “규제 동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현재 학습된 데이터는 기존의 규제와 약관을 근거로 두고 학습했기 때문에 별도 사용료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품질·저비용 AI 개발에 사명감 느껴”

하이퍼클로바X는 내수용에 그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지금은 오히려 내수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성 총괄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크지 않고 인구도 적다. 그래서 구글이나 오픈AI의 언어모델은 우리를 홀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우리한테 동일한 가격을 받지 성능이 나쁘니까 조금 더 할인해주겠다고 할 일은 없다”며 “만약 우리가 이들에 종속된다면 오히려 높은 비용을 내고 낮은 성능을 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시점에서 우리는 거꾸로 한국에 특화된 AI를 먼저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에 사명감을 가지고 AI 서비스를 공개해왔다”고 강조했다.

해외 수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 대표는 “긴밀하게 협력을 논의하는 글로벌 파트너가 있는데 이 단계에서 공개하기 어렵다”며 “그 나라에 특화된 데이터를 집중 학습하면 그 나라에 강점이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이야기를 (파트너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낙호 총괄 “외국에서 LLM을 쓸 때에는 보안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뉴로클라우드같은 프라이빗 형태의 운영도 필요할 것”이라며 “그런데 LLM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플레이어들을 보면 대부분 연구단체로 이러한 풀스택 엔지니어링 캐파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클라우드 CSP(Cloud Service Provider)이자 온프레미스(On-premise) 사업도 하고 LLM(거대언어모델)도 하고 있다”며 “이런 걸 제공할 수 있는 그룹이 전 세계에서는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만약에 그러한 니즈가 있다면 저희가 시장 기회를 빠르게 포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하이퍼클로바X 공개 이후 목표 실적에 대해 최 대표는 “구체적인 매출 계획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목표로 하는 숫자가 있으며 투자할 때 이걸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기술적인 연구 투자를 선제적으로 하는 회사이며 인력과 연구하는 단계도 앞서 있다”며 “이것들을 구축하는 데 앞으로 들어갈 비용에 있어서는 상당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