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스크 최악 시나리오시 내년 성장률 1.9%…잠재성장률 위협"

서소정 2023. 8. 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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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전망보고서, 세가지 시나리오 분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유지했으나 내년 전망치는 중국 경제 부진 우려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2%를 제시했다. 만약 '중국 부동산 부진 지속으로 성장세가 추가 약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위협하는 1.9%까지 추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24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주요국 경기흐름, 에너지 가격 등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2분기 중 수출·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으며, 최근 중국 회복세가 약화됐으나 IT경기 반등, 중국인 관광객 유입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제 전망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4.1% 증가한 민간소비는 올해 2.0% 증가해 지난 5월(2.3%)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내려갔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0.9%에서 올해 -3.0%로 부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0.7%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재화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6%에서 올해 0.7%로, 재화수입 증가율은 4.3%에서 -0.8%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지난 5월 전망과 같았지만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 전망치는 3.4%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한은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로 5월 전망치와 같았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은 29만명으로 5월 전망수준(25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해(82만명) 대비 급감한 수준이다. 올해 실업률은 지난 전망(3.0%)보다 낮은 2.9%로 전망했다.

한은은 "취업자수는 제조업 부문에서 감소세를 이어가겠으나 서비스 부문의 노동수요가 양호한 가운데 여성·고령층의 노동공급이 늘면서 증가폭 둔화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70억달러로 5월 전망치(24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경상수지는 연초 수출 부진 심화 등으로 적자폭이 확대됐으나 2분기 들어 수출부진 완화, 에너지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흑자 전환됐다"며 "하반기에는 중국 단체관광 허용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상반기보다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입국자수는 단체관광 허용에 따라 5월 전망 대비 올해 하반기 중 83만명, 내년 중 138만명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미·중 경제 불확실성 커

아울러 한은은 향후 주요국 경기흐름, 원자재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세 가지 대안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우선 '미국 등 주요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면서 정보기술(IT) 경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시나리오1에서 올해 성장률은 1.5%, 내년은 2.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부진 지속으로 성장세가 추가 약화되는' 시나리오2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1.2∼1.3%로 낮아지고, 내년 성장률은 1.9∼2.0%까지 낮아진다. 중국 리스크가 확산돼 성장세가 약화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 상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2%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지정학 리스크,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시나리오3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1.3%, 내년 성장률은 2.1%에 그칠 전망이다.

한은은 "국내 경제는 지난 5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향후에는 팬데믹, 전쟁 등 그간 글로벌 경제를 주도했던 주요 동인 영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경제의 내적 동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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