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BDC 도입, 추가근로제 등 추진"

벤처기업협회, 24일 하반기 기자간담회 개최
벤처금융 활성화·인재혁신·글로벌화·규제혁신

벤처기업계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노동유연성 확보, 성과조건부 주식 제도 도입 및 특례 부여 등을 하반기 핵심 추진 과제로 내놨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24일 전북 전주 라한호텔에서 진행되는 ‘벤처썸머포럼’에서 하반기 기자간담회를 열고 “벤처기업이 최근의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자발적 혁신성장을 통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핵심과제로 ‘벤처금융 활성화’, ‘인재혁신’, ‘글로벌화’, ‘규제혁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가운데)이 24일 전북 전주 라한호텔에서 하반기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추진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선오 수석부회장, 윤미옥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성 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조준희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사진 제공=벤처기업협회]

우선 BDC 제도 도입을 강조했다. BDC는 공모펀드를 통해 민간자금을 모집하고, 해당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한 뒤 개인들이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를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성 회장은 “정책금융 축소 상황에서 BDC는 민간자금을 대규모로 유치해 기업 성장을 촉진하고 정책 금융 의존도를 줄 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내국법인의 벤처펀드 출자 세제지원 확대에도 나선다. 금융기관을 포함한 내국법인은 벤처펀드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출자자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등 주요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벤처기업의 노동유연성 확보에도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 말까지 허용된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근로제’의 계도기간이 올해 말로 종료돼 벤처·스타트업의 인력 운영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성 회장은 “벤처·스타트업들은 자체 연구개발(R&D)나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등을 위해 특정 기간 집중근로를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유연한 근로시간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정부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사무총장은 “현 정부가 대선 기간 공약으로 발표했고 인수위원회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서 마음을 놓고 있었으나 1년 반 동안 진척이 없다”며 “30인 미만 기업들은 이미 그레이존에 들어가 있다”고 꼬집었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부족한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문제는 외국인 수급을 통해 해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E-7 비자 요건 등 창업·취업비자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성과조건부 주식 제도 도입 및 특례 부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 회장은 “벤처기업의 재무 특성상 배당 가능 이익이 없어 사실상 성과조건부 주식의 활용이 불가하고, 받는 즉시 소득으로 인정돼 세금을 부과하게 되어 행사 시점을 미루면 소득세 납부가 연기되는 스톡옵션에 비해 부담”이라며 “비상장 벤처기업이 성과조건부 주식 부여 목적의 자기주식 취득 시 조건 완화 및 주식매수선택권과 유사한 세제 혜택 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벤처기업협회는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확대, 무역금융 벤처기업 지원 확대, 민간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지원, 글로벌 투자 유치 지원, 네거티브 규제로의 규제 패러다임 전환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