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수 자비부담 없다던 승마협회, “아시안게임 가려면 1750만원 내라”

이누리 2023. 8. 24. 14: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에게 '마필운송비 1억원 자비 부담'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킨 대한승마협회가 최근 전세기를 마련하는 등 대안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출전비 자비부담 논란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A선수는 "1억이든 1750만원이든 내기 어렵다는 입장은 여전하다"며 "협회는 선수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 중 대회 기간 사료비와 말 관리사 인건비가 포함되어있다고 했지만 이 금액이 어떻게 책정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관리사 인건비의 경우 관리사가 인당 1명씩 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보다 높게 부풀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승마협회 공식 로고. 대한승마협회 제공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에게 ‘마필운송비 1억원 자비 부담’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킨 대한승마협회가 최근 전세기를 마련하는 등 대안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출전비 자비부담 논란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출국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선수들 사이에선 현지 적응 등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승마협회는 23일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에게 공문을 통해 ‘자부담 출전비 산출내역’을 발송했다. 선수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약 1750만원. 협회는 “조직위의 숙박비, 건초 등 비용이 확정되었으며, 선수의 대회 체류 일정 및 적하보험 가입, 그룸 운영비(말 관리사 인건비) 변경 등에 따라 유동적이며, 대략적인 선수 자부담 비용 참고를 위해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협회 역사상 국제 대회 출전 비용을 선수들이 자비 부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료는 대한체육회가 전액 부담하지만, 그 외 숙박비, 마방비(말 숙식에 필요한 비용), 톱밥건초사료, 적하보험 등은 선수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5월 열악한 재정을 이유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파견할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1인당 1억원씩을 부담하는 전제로 참가 의사 확인서를 제출하게 한 바 있다. 선발 명단에 든 선수들은 부당함을 느끼면서도 출전이 급하니 어쩔 수 없이 동의서에 서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비판이 커지자 대한체육회는 지난 6월 전 종목 단체에 공문을 내려 선수들의 출전비용 자비 부담을 사실상 금지했다. 해당 공문에는 “추후 협회자비가 아닌 개인자비 인원으로 확인되는 경우, 대회 파견을 취소함”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었다.

체육회의 지침에 승마협회는 대한항공 등의 협조를 얻어 9월 중순 인천공항에서 항저우까지 화물 전세기로 이동하는 임시 노선을 확보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이에 따라 “선수들의 부담액도 2000만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줄어든 금액 역시 선수들에게 부담인 것은 마찬가지였고, 선수들 중엔 출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도 있다고 알려졌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A선수는 “1억이든 1750만원이든 내기 어렵다는 입장은 여전하다”며 “협회는 선수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 중 대회 기간 사료비와 말 관리사 인건비가 포함되어있다고 했지만 이 금액이 어떻게 책정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관리사 인건비의 경우 관리사가 인당 1명씩 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보다 높게 부풀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해 박서영 승마협회 회장은 지난 3일 “비용절감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선수 자비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한 건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을 뿐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승마협회 관계자 역시 “만약 줄어든 금액마저도 체육회에서 협회가 부담해야 한다고 하면 기금을 털어서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약속은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재원 마련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출국 및 검역 일정이 늦어져 현지 적응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는 중이다. 이번 승마 대표팀 선수단의 체류기간은 9월 21일부터 10월 7일까지다. 대회 첫 시합이 9월 26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수들은 현지 적응과 훈련에 필요한 기간이 빠듯하다는 입장이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