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운동 부활+와이파이 금지, 정신력 강화 차원"→'힙합 전사' 김헌우 긍정적 "새 경험 감사" [AG 미디어데이]
(엑스포츠뉴스 진천, 나승우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단이 종합 2위 탈환을 위해 새벽운동 부활 및 새벽 시간대 와이파이 금지 등 특단의 조치를 내리며 정신력 함양에 집중했다.
역대 19번째 대회인 이번 아시안게임은 작년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돼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며 아시아 45개국 국가, 총 1만250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과 대회 개최가 중국임을 고려한 목표다. 직전 대회였던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일본과 금메달 격차가 26개나 벌어졌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그 격차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능하면 종합 2위 탈환까지 노리고 있다.
본래 선수촌은 서울 태릉에 위치했으나 지난 2017년 진천으로 이전했다. 악명 높았던 태릉선수촌의 새벽운동은 진천 이전 후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및 도쿄 올림픽에서 연이어 성적이 하락하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벽운동이 부활했다.
24일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아경기대회 D-30'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장재근 선수촌장은 "이번 대회 앞두고 선수단의 정신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벽운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 촌장은 "기존과 비교했을 때 훈련 내용에 바뀐 건 없다. 앞서 코로나19로 인해 조금 변화가 있었다.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조금 강조했다"면서 "하지만 자카르타에서 3위로 처지고 메달 수도 처지면서 '이런 시스템으로 가면 안 되겠다' 싶어 새벽운동을 강화했다. 전에는 새벽운동 참가가 자율적이었다면 지금은 의무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자율성을 강조한 후 성적이 하락하자 선수단의 정신력을 되찾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장 촌장은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과 1986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육상 남자 200m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육상의 레전드다.
물론 이 조치가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점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장 촌장은 "경기력이 좋아지진 않을 거다"라고 인정하면서도 "훈련 집중도, 마음가짐, 정신력이 강화될 거라 생각했다. 2주에 한 번 하던 산악훈련을 부활했다. 선수단이 태릉에서 겪었던 뜨거운 마음, 집념을 진천에서도 만들어보고자 노력했다"고 선수단 정신력 함양이 주된 이유였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한 장 촌장은 충분한 수면 시간으로 선수들이 원활하게 컨디을 조절할 수 있도록 인터넷 금지령을 내렸다고도 밝혔다. 장 촌장은 "(선수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오전 0시부터 5시까지 와이파이를 끊었다"며 "그 이유는 선수들이 휴식을 취해야하는데 1인 1실 제도라 방에 있으면 누군가가 체크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개인적인 일로 인해 0시 이후에 인터넷을 쓴다든지, 이런 이유 때문에 다음 훈련에 지장이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이 규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시스템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가 끝나고 다시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 컨디션이) 분명히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정확한 체계와 시스템 속에서 선수들도 개인 생체 리듬을 맞춰가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들 덕분에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의 대표로 참가하는 김헌우는 이러한 조치들에 '문화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힙합에서 시작돼 50주년을 맞이하고 있고, 이번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자유로움을 추구하긴 하지만 '스포츠' 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조금 더 사명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김헌우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새벽에 일어나는 건 당연히 단체에 들어왔다면 받아들여야 할 의무다. 즐겁게 하고 있다. 아침부터 체조하면서 춤을 추는데 분위기 메이커로 이끌고 있다. 자유로운 춤을 추고 있었지만 여기서는 체계적으로 해야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스포츠인으로서 그에 맞춰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지만 선수촌에 들어온 한국 선수단의 일원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훈련하고 있다는 태도였다.
사진=진천, 김한준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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