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쇼크 이정도였어? 가계 실질소득 집계이후 최대폭 감소
고물가 등 영향으로 올해 2분기 가구 실질소득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고금리 등 금융 비용이 늘고 생활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8% 줄었다. 이는 2009년 3분기 1.3% 줄어든 뒤로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같은 분기 기준으로 비교하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폭 감소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1% 늘었다. 분야별로 ▶오락‧문화(14.0%) ▶음식‧숙박(6.0%) ▶주거·수도·광열(7.4%) 등에서 지출이 증가했다. 반면 ▶보건(6.5%) ▶가정용품·가사서비스(2.8%) ▶의류·신발(1.8%) 등에서 지출이 줄었다.
소비지출 12대 비목별 동향에 따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37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주류·담배 지출은 3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의류·신발 지출은 14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1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11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보건 지출은 2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교통 지출은 33만7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9% 증가했다. 통신 지출은 12만2000원으로 1.0% 감소했다. 오락·문화 지출은 20만1000원으로 14.0% 증가했다.
교육 지출은 17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음식·숙박 지출은 42만6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0% 늘었다. 기타상품·서비스 지출은 22만2000원으로 2.7% 증가했다.
전체 소비지출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2분기 소비지출 증가 폭(2.7%)은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작았다. 결국 물가 수준을 반영한 2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줄면서 2020년 4분기(-2.8%) 이후 10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통계청은 “코로나 시기가 끝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국내 단체 여행비와 해외여행비가 모두 늘었고, 전기·가스비 인상이 반영되며 연료비 지출도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며 가계 지출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비소비지출은 96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8.3% 증가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은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8%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비소비지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탓이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줄었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뜻하는 흑자율은 29.8%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70.2%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소비지출이 10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보복심리 성향이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처분 소득도 역대 최대 폭으로 줄면서 전체 (실질) 소비도 줄었다”라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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