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알바 유혹 속지마라”… 피싱 자금세탁·송금 65명 무더기 검거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수거해 자금을 세탁한 후 국외로 이를 송금한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이하 수사대)는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과 국외 송금에 가담한 일당 65명을 붙잡고, 22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대응을 강화하면서 의심 계좌에 대한 지급 정지, 코인 금융실명제, 창구 문진표, ATM 지연 출금 및 한도 제한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우회로를 통해 자금을 세탁한 후 국외로 빼돌리는 보이스피싱 일당의 국내외 조직원을 무더기로 검거하게 됐다.
1차 수금책으로 검거된 정모씨 등 39명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용도를 속여 만든 사업자등록증과 사업자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24억원을 이체받아 전국 백화점이나 마트 등지에서 고객 접대용이라고 속여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중간 수금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대는 이들 중 5명을 구속했다.
중간 수금책 박모씨 등 13명은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수도권에 상품권 판매소 5개소를 차리고 피해금 30억원을 공범의 계좌로 반복 이체하면서 송금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체 거래에 맞춰 상품권을 팔고 산 것처럼 SNS 대화를 하고 거래 명세표를 가짜로 만들어 금융당국의 지급계좌 정지나 수사당국의 수사망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 중 9명이 구속됐다.
송금책 이모씨 등 1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 명동에 해외직구 대행사무실을 차려놓고 중간 수금책이 세탁한 보이스피싱 피해금 82억원을 보이스피싱 해외 조직의 계좌로 송금하면서 수수료 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 중에선 8명이 구속됐다.
이들에게는 사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이 적용됐다.
해외조직원은 상품권 구매액에 대한 10% 수수료 지급 등을 미끼로 삼아 수금책을 모집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고액 알바, 시키는 대로 하면 저리 대출을 알선한다며 접근하기도 했다.
수사대는 “당장 돈이 필요한 이들이 이런 유혹에 빠져 자기도 모르는 새 공범이 되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범죄에 깊숙하게 가담한 뒤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대면으로 접근해 저리 대출이나 이른바 ‘꿀알바’를 제안하는 사람을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간단한 모바일 신호 테스트라고 속여 2주 만에 100만원까지 수당을 줄 수 있다고 속이고 범죄에 가담케 한 증거도 채집됐다.
또 범행 과정에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우리나라의 간편한 사업자등록제도가 악용됐다. 수사대는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된 새로운 수법에 대해 국세청과 금융위 등에 안내하고 사업자등록증 신규등록, 상품권 사업자 판매 제한 설정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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