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 신규 발사장에서 쐈다…잔해물 수색 중"
서해위성발사장 내 신규 발사장에서 실시 추정
軍, 해상수색 중…"당 창건일 때 재발사 가능성"
군 당국은 북한이 24일 쏜 우주발사체를 기존의 서해위성발사장 내 신규 발사장에서 발사한 것으로 파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해 해상을 수색 중이며, 잔해물 식별 여부에 따라 본격적인 인양작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공조하에 공동 평가한 결과,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쏜 장소는 신규 발사장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평안북도 철산군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 관련 시험을 실시해온 장소로, 지역명을 따 '동창리 발사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난 5월에도 이 구역 내에 있는 신규 발사장에서 발사가 이뤄졌다.
북한은 이날 오전 3시50분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으로 우주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지난 5월31일 1차 발사에 실패한 뒤 85일 만의 재도전으로, 결과는 이번에도 실패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 직후 즉각 포착해서 추적·감시했고, (군이) 파악한 제원에 의해 실패로 판단하고 있다"며 "(잔해물) 낙하 위치는 북한이 공지했던 구역 인근으로, 세부사항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항공기와 함정을 통한 탐색 및 인양작전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상을 수색 중인 단계"라며 "(잔해물을 먼저) 식별한 뒤 여러 상황을 평가해 (본격적인 인양작전) 진행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북한도 발사 뒤 3시간 만에 빠르게 실패를 인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 '천리마-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다"며 "천리마-1형의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北 "큰 문제 아니다"…당 창건일 3차 발사 나설 듯
북한이 밝힌 실패 원인은 '비상폭발체계의 오류'다. 1~2단 로켓은 모두 정상 비행했지만, 3단 비행 과정에서 이 체계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비상폭발체계란 로켓의 각 단계가 정상 비행하지 않을 경우 의도적으로 폭파시키는 장치로 추정된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3단에 탑재됐을 위성도 폭발에 따라 소실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은 이 오류가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는데, 군 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거듭된 실패에도 추가 발사를 예고했다. 정찰위성은 핵탄두, 이를 실어 날릴 탄도미사일 등과 함께 '핵무력 완성'의 3대 조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북한은 갈수록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능력과 달리 정찰 능력이 '깜깜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핵무력 체계'의 핵심 고리를 완성하고, 연이은 발사 실패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북한의 로켓 기술이 불안정성을 드러냈다는 오명을 벗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예고된 3차 발사 시기는 10월이다. 최대의 정치적 명절인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조선공산당 서북 5도 당 책임자 및 열성자 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1945년 10월10일을 당 창건일로 기념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에도 9·9절에 앞서 (미리) 위성 발사를 시도했는데, 그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고자 했던 의도로 보인다"며 "다음 발사 또한 10월10일 당 창건일을 전후로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5월 발사 당시에는 이른 아침부터 '공습 경보' 등으로 혼란이 야기됐지만, 이번에는 새벽 시간대 발사에도 조용히 지나갔다. 합참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와 국방부가 협의한 개선안에 따라 경고 발령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발사체가 백령도 서쪽 33㎞ 해상을 벗어났고 우리 국민의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에 폭발하거나 비행 경로상 영해·영토·영공을 통과할 경우 즉각 경보 발령을 요청할 수 있게 준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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