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뒤집기 시도' 트럼프 최측근 줄리아니, 2억내고 풀려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해 2020년 미국 대선 뒤집기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구치소에서 약 2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줄리아니 전 시장이 이날 뉴욕에서 애틀랜타로 이동한 뒤 구치소에 자진 출두했다고 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검찰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15만 달러(약 2억원)의 보석금을 낸 뒤 석방됐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책정된 20만 달러(약 2억 7000만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19명 중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가장 핵심적인 피의자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패배하자 2021년 1월 초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그가 위스콘신 등 6개 주에서 가짜 선거인단 명부와 표를 만들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던 줄리아니 전 시장은 당시 이 같은 ‘조직범죄’의 설계자 노릇을 하며 각종 조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허위 증언과 함께 서류 위조를 공모한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그에게 조직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리코(RICO)’ 법을 적용했다. 리코법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리아니 전 시장 등 측근들이 대선 뒤집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 범죄의 ‘지휘자이자 수혜자’로서 함께 단죄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리코법은 지금의 줄리아니 전 시장을 있게 한 법이기도 하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과거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 검사장이었을 때 리코법을 이용해 마피아 보스 등 거물 범죄자를 줄줄이 잡아들였고, 그 명성으로 1994~2001년 재선 뉴욕시장을 지냈다.
한편 줄리아니 전 시장은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검찰의) 기소는 졸렬한 행위이자 헌법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석금을 낸 것은 구치소에 가지 않기 위한 것이며 이 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한 것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에 대한 기소인부 절차가 진행될 경우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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