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제외 충격 컸나? 황당 발언까지…다이어 "내 나이 29세, 전성기 온다" 엉뚱 멘트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내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29세이지만 곧 전성기가 찾아올 거라고 굳게 믿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23일(한국시간) "에릭 다이어는 아직 자신의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믿고 있으며, SNS 상에서 토트넘 팬들에게 받는 어떠한 비판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다이어는 점점 클럽과 이별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먼저 계약 기간이 오는 2024년 6월에 만료돼 앞으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토트넘은 다이어와 재계약을 체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번 여름 다이어를 방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이어는 토트넘 베테랑 수비수이지만 매 시즌 수비 상황에서 불안한 장면이 끊이지 않아 팬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개막 후 2경기를 다이어 없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 2라운드 상대로 브렌트퍼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을 가진 토트넘은 두 경기 모두 '크리스티안 로메로-미키 판더펜' 센터백 조합을 내세웠다.
2001년생 어린 네덜란드 수비수 판더펜은 이번 여름 토트넘이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17억원)를 주고 야심 차세 영입한 새로운 센터백이다. 키 193cm 장신에다 귀한 왼발잡이 수비수인 판더펜은 발이 굉장히 빠른 걸로도 유명하다. 지난 시즌 경기 중 최고 스피드가 무려 35.87km/h에 달하면서 분데스리가 센터백 중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한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 영입된 판더펜을 곧바로 경기에 출전시켰다. 개막전인 브렌트퍼드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지만 판더펜은 프리미어리그 강호 맨유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2-0 승리를 이끌어 시즌 첫 승과 첫 번째 클린시트 경기를 신고했다.
반대로 판더펜이 좋은 활약을 펼침에 따라 브렌트퍼드전에 이어 맨유전에서 명단 제외를 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던 다이어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게다가 토트넘 최고참임에 잉글랜드 선수임에도 팀의 주장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전까지 팀의 주장 맡아온 골키퍼 요리스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고, 케인도 뮌헨으로 떠나자 2023/24시즌을 앞두고 새 주장으로 손흥민을 선임했다. 부주장 자리엔 제임스 매디슨과 로메로가 뽑혔다.
손흥민도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베테랑이지만 손흥민보다 1년 더 많이 뛰었고, 자국 선수인 다이어가 주장단에 포함되지 않은 건 그만큼 신뢰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게다가 부주장으로 선임된 매디슨은 이번 여름에 새로 영입된 신입생이다.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중요한 선수로 인정받지 못해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음에도 다이어는 아직 자신의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며 현 상황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다이어는 '풋볼 런던'과의 인터뷰를 통해 "난 29살이다. 앞으로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지 믿고 있는 게 아니라 이를 알고 있다"라며 "수년 동안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지켜본 바에 따르면, 내 좋은 친구들인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는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내가 토트넘에서 그들과 함께했을 때, 내겐 그 순간이 그들의 커리어에 최고의 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선수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거 같다"라며 "내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 점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전성기가 곧 찾아올 거라고 믿는 다이어는 SNS 상에서 팬들이 보내는 비난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없다고 말하곤 하는데, 난 진심으로 관심이 없다. 애초에 읽지 않기에 나한테 말을 해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우리는 몇몇 아이들로부터 우리가 SNS와 압력을 어떻게 대처하는 물었는데, 내 대답은 정말 간단하다"라며 "SNS을 보지 않으면, 그건 내 마음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신경 쓰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에 대해 말하는 내 가족과 감독 그리고 팀 동료들뿐"이라며 "나머지는 정말 신경 쓸 수 없다"라며 강조했다.
현재 토트넘 주전 경쟁에 빨간 불이 켜졌지만 다이어는 여전히 내년 6월 독일에서 열리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에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하길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이어는 "물론 내 마음속에 있는 일이지만 축구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아무도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라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건강하게 잘 플레이하는 것뿐이다. 나머지는 다른 사람 손에 달려 있다"라며 대표팀 승선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토트넘은 다이어를 풀럼 수비수 토신 아다라비오요와 스왑딜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생 아다라비오요는 잉글랜드와 나이지리아 이중 국적인 수비수로, 키 196cm에서 나오는 뛰어난 공중볼 경합이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곧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다이어가 이번 시즌 토트넘에 남아 주전 자리를 위해 싸울지 아니면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풀럼으로 이적하면서 9년 만에 토트넘과 작별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EPA/연합뉴스, 토트넘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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