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았던 가격 제자리로…‘리또속’에 리플 투자자 울상

이정윤 2023. 8. 2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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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자산 리플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증권성 소송에서 리플의 발행사인 리플랩스가 사실상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있다.

앞서 리플 가격은 SEC와의 소송전에서 리플랩스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서 급등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리플의 시가총액 비중은17.2%로 비트코인(21.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리플 가격 움직임에 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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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성 소송 판정승에 가격 올랐다 고점 대비 36% 급락
SEC 불복, 긴축 우려 등으로 약세 이어져

최근 가상자산 리플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증권성 소송에서 리플의 발행사인 리플랩스가 사실상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있다. 리플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 사이에선 '리또속(리플에 또 속냐)'라는 말까지 다시 등장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58분 기준 리플 가격은 전일 대비 0.06% 오른 0.52달러(약 695원)로 집계됐다. 이날 리플 가격은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일주일 전 대비 14.18%, 한달전 가격보다는 29.05% 급락했다.

앞서 리플 가격은 SEC와의 소송전에서 리플랩스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서 급등한 바 있다. 지난 2월 SEC는 리플을 불법 증권이라고 주장하며 리플랩스에 대해 소송을제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뉴욕지방법원 아날리사 토레스판사는 리플랩스가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약식 판결했다. 다만 헤지펀드 등 기관 투자자들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 위반이라고 봤다. 법원이 SEC의 주장을 전부 다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리플 가격은 치솟았다.

이미지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상승세에 리플 가격은 0.82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36% 넘게 급락했다. 증권성 판결로 급등하기 전 가격인 0.47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약세는 SEC가 법원 판단에 불복한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SEC는 리플랩스의 특정 판매 방식에 대한 법원 판결에 중간 항소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플 개인투자자가 투자를 통해 이익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과 리플이 하위테스트(Howey Test)의 항목인 '돈을 투자했는가'를 충족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대해서 다시 법리 다툼을 하고자 한 것이다.

미국에선 증권성을 판단할때 하위테스트를 사용한다. ▲돈을 투자했는가 ▲투자하면서수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가 ▲다수가 투자한 돈이 공동 기업에 속해 있는가 ▲수익은 자신의 노력 대가가 아닌 돈을 모으는 자 혹은 제3자의 노력의결과에서 비롯되는가 등에 해당할 경우 증권성이 있다고 본다.

긴축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자 연방준비제도(Fed)가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미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늘려 채권 금리가 오른 것도 가상자산 시장엔 악재로 작용했다. 사실상 무위험 자산인 미 국채가 높은 이자를 보장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연출돼서다.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재성 재료가 부족하다는 말도 나온다. 블랙록을 비롯해 다수의 자산운용사는 SEC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한 바 있다. 비트코인 ETF가 상장될 경우 해당 상품을 운용하기 위해선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자산운용사들은 이더리움 선물 ETF도 SEC에 신청했다. 그간 SEC는 이더리움 선물 ETF에 대한 승인을 거부해왔지만 시장에선 승인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보다 더 이른 시일에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리플의 경우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호재가 거의 없어 '리또속'이라는 말이 나오고있다. 이는 리플 가격이 예상보다 상승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약세를 보이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리플의 시가총액 비중은17.2%로 비트코인(21.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리플 가격 움직임에 민감하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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