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도 때보다 공모가 희망범위 낮춘 밀리의서재, 상장 재도전
구주 매출 없애고 공모주식 200만주→150만주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 여파로 철회했던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구주 매출을 없애고 공모가를 낮춰 공모 규모를 축소했다. 조달한 자금은 콘텐츠 투자와 출간사업을 확대하는 데 사용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몸값을 낮춘 데다, 올해 들어 중·소형 IPO에 관심이 커진 만큼 밀리의서재가 국내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신주 15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2만3000원이며 300억~345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1622억~1866억원이며,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앞서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하반기에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제시했던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1500~2만5000원이고 공모주 규모는 신주 발행 162만주와 구주 매출 38만주 등 200만주였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주가수익비율(PER) 평가방법을 적용해 밀리의서재 적정 기업가치를 구했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할 당시에는 키다리스튜디오·디앤씨미디어·미스터블루 등 3개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평균 PER 27.98배를 적용해 밀리의서재 적정 기업가치를 2761억원으로 산정했다. 할인율 21.7~ 32.6%를 적용했다.
올해는 비교 기업을 미스터블루와 예스24 등 2개사로 선정했다. 순손실을 기록한 키다리스튜디오와 PER이 56배까지 치솟은 디앤씨미디어를 제외하고 대신 예스24를 추가했다. 비교 기업 2개사 평균 PER은 30.6배로 지난해 적용 PER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고배 마신 것을 고려해 할인율을 38.2~46.2%로 확대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예상 범위를 벗어날 만큼 좋아지지 않은 이상 공모가 희망범위를 높여서 제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밀리의서재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458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좋아졌다. 다만 지난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실적 추정치 대비로는 부진했다. 올해 매출액 741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희망범위도 낮춰서 제시하고 구주 매출도 하지 않기로 한 것을 보면 상장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장 직후 유통 가능물량 비중도 당초 34.83%에서 25.07%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2016년 출범한 밀리의서재는 2017년 10월 국내 최초로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독서 플랫폼 업체다.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도슨트북과 오브제북 등 다양한 도서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2021년 9월 지니뮤직이 인수하면서 밀리의서재는 KT그룹으로 편입됐다.
보유 중인 독서 콘텐츠는 약 15만권에 이른다. 파트너 출판사 약 1800곳을 확보하며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약 640만명의 누적 구독자 수를 기록했다.
밀리의서재는 상장 이후 오리지널 지적재산권(IP) 확보와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IP 확보와 작가 발굴을 위해 창작 플랫폼 '밀리 로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약 1000편이 연재되고 있다. 밀리 로드를 통해 발굴한 우수한 작품은 전자책과 종이책 등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는 "오리지널 IP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며 "KT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도서 IP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밀리의서재는 다음달 7일부터 13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다음달 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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