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中정부·남사과기와 합작한 GRT 3공장…연 1.8조 생산 가능
축구장 37개 넓이 규모 공장에서 고품질 필름 생산
중국 10대 항구도시 중 하나인 강소성 연운항시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GRT 3공장 ‘강소혜지’. 총 자산 1조5000억원 규모 기업에 걸맞게 높고 거대한 건물이 펼쳐져 있다. GRT 3공장의 총 면적은 26.7만㎡로, 축구장 37개 규모다. 기존 1, 2공장을 합친 면적의 3배에 달한다. 직원들이 내부에서 이동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가 필수일 정도다.
베이스필름 자체 생산…고품질 제품 집중
기능성 신소재 전문 중국기업 GRT는 정밀 코팅 필름을 주로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GRT가 생산하는 제품의 응용 분야는 크게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반도체 소재 등이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대표기업 BOE가 고객사고, 이차전지는 중국 배터리 선두기업 CATL과 전기차 업체 BYD와 협력 중이다. MLCC의 경우 국내 최대기업과도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3공장에서는 한창 ‘베이스필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베이스필름은 기능성 필름의 기본 재료로, 여기에 코팅을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사용처가 달라지게 된다. 과거 GRT는 외부에서 베이스필름을 사왔는데 3공장에 설비를 갖추면서 자체 수급이 가능해졌다. 현재 전체 베이스필름 생산량의 90%를 내부에서 소화하고 있다. 이날은 주말임에도 생산라인이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향강철 GRT 이사는 “3공장은 설 연휴를 제외하고 360일 매일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GRT는 3공장에서 베이스필름 생산과 함께 정밀 코팅 기술력이 더욱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00억원이 넘는 독일 도르니어(DORNIER)사의 전문 생산 설비라인도 도입했다. 이 장비로 고품질의 MLCC 이형필름, 광학등급 BOPET(이축배향폴리에스테르) 및 태양광 발전용 베이스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GRT는 도르니어 장비 1대를 더 추가할 계획이다.
GRT의 생산 가능 필름 사이즈는 업계 최고 수준인 500~6200㎜이며 생산 속도는 1분당 300m에 달한다. 중국 내에서 폭이 가장 넓은 2.6m 규모의 필름 코팅설비도 6대를 보유해 1분당 320m의 생산효율을 내고 있다. 현재 3공장의 설비 도입 현황은 약 80% 수준으로 이중 일부는 생산테스트 중이다. 아직 모두 가동되지 않는데도 3공장은 지난 3월 말(6월 결산)까지 14억8300만위안(약 27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GRT는 향후 3공장이 풀가동되면 연간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터치패널 기업과 합작
GRT 3공장은 중국 정부와 중국 대기업 ‘남사과기’와 합작 형태로 설립된 공장이다. 3공장 강소혜지의 지분구조를 보면 GRT가 55.7%를 보유하고 있고 소주회의신재료산업투자동업회사가 29.25%를, 남사과기가 15%를 갖고 있다. 소주회의신재료는 중국 강소성 재정청의 펀드로, 여기에 GRT 지분도 있어 사업보고서상 GRT의 강소혜지에 대한 지분율은 69.81%다. 향강철 이사는 “강소성 재정청의 자금이 투입되며 각종 인허가와 공장 설립 부지 확보 등이 수월하게 진행됐다”며 “중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로 앞으로도 사업 확장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주주 남사과기와의 협력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남사과기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터치패널 생산 업체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만 10조원 규모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사는 글로벌 메이저 스마트폰 기업이다. GRT 3공장 매출 중 약 5%가 남사과기를 통한 이 스마트폰 기업에서 발생한다.
GRT는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는 특허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환경 친화적인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GRT는 재생 및 회생이 가능한 필름을 개발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이 폐기된 필름을 GRT로 보내면 원재료로 분해한 후 새 필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주영남 GRT 대표는 “남사과기는 과거 대부분 필름을 해외 업체에 의존했지만 미·중 갈등 등 공급망의 안정성을 고려해 GRT와 합작을 하게 됐다”며 “GRT도 남사과기 네트워크를 이용해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뿐 아니라 태양광, 신재생,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강소성=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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