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에 실적도 꽁꽁… 돌파구 없는 가상자산 거래소

김준희 2023. 8.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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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지속되며 거래 수수료로 먹고살던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수수료 외에 별다른 위기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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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빗썸마저 영업손실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지속되며 거래 수수료로 먹고살던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수수료 외에 별다른 위기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2분기 매출액은 319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9억6000만원)보다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4억2000만원에서 -34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빗썸은 점유율 기준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은 거래 수수료다.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거래대금이 늘어야 돈을 버는 구조라 시장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빗썸 측은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전반적인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강화와 비트코인 가격 조정도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가상자산 업계의 위기는 점유율 1위 거래소 업비트도 피해 가지 못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 1분기 매출액 3048억원, 영업이익 21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28.6%, 26.3% 줄어든 수치다. 2분기 실적은 이달 말 발표 예정인데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라 기대감은 크지 않다. 3~5위 업체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백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양한 위기 탈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빗썸은 당장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매주 10종씩 추가하기로 했다. 이용자를 유입하고 거래량을 늘리려는 목적이다.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자 본업 경쟁력부터 강화해 거래 상승기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빗썸 관계자는 “3분기에도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기조가 이어져 시장상황이 녹록하지 않으나 금리인상이 둔화되면서 유동성이 증가할 것”이라 “당장의 수익 극대화보다는 거래소 역량 강화로 시장이 반등할 때 실적을 만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시적인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늘린 점유율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료 이벤트가 끝나면 다시 저렴한 수수료를 찾아 떠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동성 확대만을 기다리다가는 지속적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코빗을 시작으로 두나무 빗썸코리아 등이 뛰어든 대체불가능한토큰(NFT)·메타버스 관련 신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빗썸코리아의 자회사 빗썸메타는 올 상반기에도 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두나무의 NFT 마켓인 업비트 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코빗의 NFT마켓플레이스 등도 수익성 확대로 연결짓지는 못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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