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NGO·교회 ‘국경 넘은 합작’… 희소병 인니 소년 구했다

박용미 2023. 8.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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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몸 밖에 달려 있는 희소병으로 고통받던 인도네시아 소년 미카엘(7)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된 배경에는 한국교회의 후원과 사랑, 기도가 녹아 있었다.

이어 "우리 교회 성도들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고 헌혈증서를 기증하는 등 마음을 모았는데 건강한 미카엘의 모습을 보고 모두 기뻐했다"면서 "미카엘이 인도네시아에 돌아가서도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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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밖 심장 돌출 미카엘 회복까지
23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 들른 미카엘(오른쪽 두 번째). 왼쪽부터 최영태 글로벌사랑나눔 이사장, 미카엘 엄마 구스틴, 미카엘,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


심장이 몸 밖에 달려 있는 희소병으로 고통받던 인도네시아 소년 미카엘(7)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된 배경에는 한국교회의 후원과 사랑, 기도가 녹아 있었다. 인도네시아 한인 목사부터 한국 기독교구호단체까지 국경을 넘나든 ‘사랑의 연합 작전’ 덕에 미카엘은 치료를 잘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있다.

23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미카엘과 엄마 구스틴(33)을 만났다. 구스틴은 “이제 미카엘이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놀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며 “아무것도 아닌 우리 가족에게 이런 큰 사랑을 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미카엘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450㎞가량 떨어진 스마랑에서 태어났다. 100만명 중 5명꼴로 발병한다는 심장이소증을 앓고 있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미카엘을 발견한 이는 스마랑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현지 교회를 후원하던 윤종길 목사였다. 윤 목사가 돕던 교회에 미카엘이 다니고 있던 것이다.

그가 미카엘을 도우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자카르타 성경득 선교사가 한국 글로벌사랑나눔에 미카엘의 소식을 알렸다. 글로벌사랑나눔은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도울 목적으로 성락성결교회가 세운 단체다. 이후 글로벌사랑나눔이 국내 여러 병원의 문을 두드린 끝에 세브란스병원으로부터 수술 및 후원을 받아냈다.

심장이소증 수술을 마친 미카엘(가운데)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퇴원을 앞두고 수술을 집도한 신유림(오른쪽)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글로벌사랑나눔 제공


윤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5년 전 미카엘을 처음 보고 너무 안타까워 만나는 사람마다 기도를 부탁했다. 호주에 있는 병원까지 연결이 된 적이 있었지만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해 희망이 없나 생각하던 차였다”며 “미카엘이 수술을 잘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내 삶에서 하나님의 섭리가 이뤄졌다는 감동을 느꼈다. 미카엘이 돌아오면 꼭 안아주고 ‘너는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울먹였다.

2억6000만원 넘는 수술비와 입원비 대부분은 세브란스병원이 제공했지만 한국교회도 십시일반 정성을 보탰다. 글로벌사랑나눔과 성락성결교회는 수술비 일부를 비롯해 비자신청과 통역 등 방한기간 중 미카엘 가족의 생활을 지원했고 선교관에서 구스틴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왔다. 성 선교사가 운영하는 어린이사랑재단과 청주 강서교회(정헌교 목사)도 항공권과 수술비 일부를 후원하는 등 많은 이들의 사랑이 품앗이처럼 이어졌다.

구스틴은 결혼을 하면서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 이 때문에 ‘알라신을 배신해서 아픈 아이를 낳았다’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마음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하나님이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실까 생각했는데 교회의 도움으로 미카엘이 치료받은 지금은 우리 가족이 하나님의 축복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미카엘의 몸은 회복됐지만 인도네시아에 돌아가서도 해야 할 치료가 남았다. 구스틴은 미카엘의 상태가 악화할까 봐 분유와 죽만 먹여 키우고 밖에 잘 내보내지 않았다. 그런 탓에 미카엘은 오래 걷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한다. 꾸준한 영양 공급과 언어 치료를 위한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락성결교회는 이날 미카엘을 수요예배에 초청해 성도들과 함께 축복하고 기도했다. 지형은 목사는 “미카엘을 안아 들었는데 건강해진 심장이 팔딱팔딱 뛰는 게 느껴져 감격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우리 교회 성도들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고 헌혈증서를 기증하는 등 마음을 모았는데 건강한 미카엘의 모습을 보고 모두 기뻐했다”면서 “미카엘이 인도네시아에 돌아가서도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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