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회·침입·방화·싸움 등 구별… ‘똑똑한 CCTV’가 잡는다

조민아 2023. 8. 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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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지능형 CCTV'가 예방책 가운데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능형 CCTV가 인식할 수 있는 분야에는 배회, 침입, 유기, 싸움, 방화, 쓰러짐 등이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20년 4월에 지능형 CCTV 기반 범죄 예측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강력범죄(살인·성범죄·폭행·강도) CCTV 영상의 동적 데이터와 과거 범죄 데이터의 연계성을 분석해 범죄 전조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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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식별… 사고 땐 상황실 전달
현 기술로 흉기 사전 식별 어려워
업계 사고 예방 기술력 강화 나서
향후 화면 내 범행 도구 인식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무차별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지능형 CCTV’가 예방책 가운데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CCTV 설치대수를 늘리는 걸 넘어서 미리 범죄 징후를 감지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보안업계와 유관기관은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지능형 CCTV의 인식 범위·분야를 확장하는 쪽으로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17년부터 23일 현재까지 지능형 CCTV 평가인증을 받은 제품은 130여개에 이른다. 인증 만료를 제외하면 80여개다.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공공기관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곳에서 지능형 CCTV의 제품 인증을 받았다. 지능형 CCTV는 실시간으로 사람·사물을 자동 식별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상황을 분석한 뒤 상황실이나 통합관제센터에 전달한다. 수많은 CCTV를 소수의 인력으로 관제하기 어려워지면서 스스로 탐지·분석하는 ‘똑똑한 CCTV’가 해법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능형 CCTV가 인식할 수 있는 분야에는 배회, 침입, 유기, 싸움, 방화, 쓰러짐 등이 있다. 익수자나 실종자 발견도 가능하다. 탐지 가능한 범죄 종류는 구체적으로 제한구역 침입, 길거리 폭행, 방화 등이다. KISA에서 지능형 CCTV의 인식 평가를 할 때 싸움은 ‘2명 또는 다수의 사람들이 팔을 뻗어 멱살 잡음, 때림 또는 다리를 뻗어 차는 상황’으로 정의된다. 이벤트(사건) 시작 시각은 싸움 상황 후 5초가 경과한 시점으로 본다. KISA는 불법 침입·집 앞 염탐 등의 스토킹 범죄, 절도·싸움 같은 무인매장 범죄 등으로 인식 인증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최근 도심에서 벌어진 흉기난동의 징후도 미리 파악할 수 있을까. 유관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CCTV 영상분석 기술 수준으로 흉기·둔기 등의 범행 도구까지 사전 식별하기는 어렵다. KISA 관계자는 “소지 방법(주머니·가방 등)이나 인파 상황 등 현실적 요소로 식별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술 향상에 따라 화면 내 흉기·둔기 탐지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기술력을 강화하려면 무엇보다 양질의 ‘풍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CCTV 영상에서 특정 형태의 데이터를 수차례 학습시키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20년 4월에 지능형 CCTV 기반 범죄 예측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강력범죄(살인·성범죄·폭행·강도) CCTV 영상의 동적 데이터와 과거 범죄 데이터의 연계성을 분석해 범죄 전조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안업계는 지능형 CCTV 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다. 에스원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환경 SVMS(스마트 비디오 매니지먼트 시스템)’를 선보였다. SVMS는 대형 쇼핑몰, 아파트, 산업현장 등에서 다양한 위험 상황을 탐지한다. AI가 관리자에게 신속하게 상황을 전달하는 자동통보 기능도 적용했다. 에스원은 성별, 나이대, 옷차림 등을 식별 가능한 AI 알고리즘도 고도화 중이다.

SK쉴더스는 AI CCTV를 탑재한 순찰로봇의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CTV ‘캡스 뷰가드AI’에는 특이 행동, 이상 징후를 판단하는 기술을 채택했다. 폭력, 쓰러짐도 감지할 수 있다. 순찰로봇은 자율주행으로 지정 구역을 돌면서 ‘CCTV 사각지대’를 점검한다. 지난 3월 덕성여대 캠퍼스에서 시범 운영됐다. 이 대학의 학생과 교직원 2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0.2%가 순찰로봇 도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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