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릭스, 신흥국 힘 더 모으자”…인도 “지지하지만 합의 먼저”
신흥 경제 5개국인 브릭스(BRICS)를 구성하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들은 23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회원국 확대 등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선 브릭스 확대를 놓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 주도권 경쟁이 펼쳐졌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자기 ‘집안 법치와 집단 규율’이 국제 규칙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서구 주도 국제질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우 많은 개발도상국이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에 가입 신청했다”며 “우리는 개방과 포용, 협력 공영의 브릭스 정신으로 더 많은 나라가 브릭스에 가입해 대중의 지혜를 모으고 집단의 힘을 모아 글로벌 거버넌스가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전날 비즈니스포럼에서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이 대독한 연설에서도 “브릭스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심화하고, ‘브릭스 플러스(+)’ 모델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회원 확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도 브릭스 확대에 힘을 실었지만 ‘합의’란 조건을 달았다.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전체 회의에서 “새로운 국가를 포함하는 확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합의에 기반해 이 문제를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남반구 국가들에 특별한 중요성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내달 9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브릭스를 주요 7개국(G7) 등 미국 주도 질서에 대항하면서 세력을 확대하는 핵심 무대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1일 “G7이 세계 국민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 브릭스를 확대한다면 세계에서 중국의 집단적 목소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익명의 중국 관리 발언을 보도했다.
반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브릭스는 G7 상대도 아니고, G20 상대도 아니다”라며 대결 구도에 반대했다. 브라질은 중국 주도 확대안에 저항하는 세력이 강해 ‘옵서버’나 ‘파트너’로 가입 신청을 받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전했다. 올해 의장국인 남아공은 회원 확대는 지지하나 서구와 대립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김민정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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