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이젠 2년 전 대비 증감률을 봐야 [임상균 칼럼]
8월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말만 보면 희망적이다. 추 부총리의 공언대로 10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은 꽤 높다. 그렇다고 수출 경쟁력이 회복됐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수출 추이를 훑어보자. 상반기만 해도 상당히 호조세를 보였다. 3월과 5월은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도 대단했다. 2021년 3월부터 줄곧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2월과 5월은 성장률이 2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6월부터 대한민국 수출에 이상 신호가 나왔다. 증가율이 갑자기 5.3%로 뚝 떨어졌다. 9월에 2.3%까지 내려가더니 결국 10월부터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0월의 월간 수출 규모도 524억달러로 2021년 5월(507억달러)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금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핵심 악재 중 하나인 수출 부진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한 것이다.
그러니 올 10월에는 웬만한 성적만 내도 지난해 10월보다는 괜찮은 숫자가 나올 것이다. ‘기저 효과’다. 이후 몇 개월 연속 플러스가 나와도 큰 의미가 없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 수출은 한마디로 죽을 쒔다. 거기서 약간 좋아진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따라서 당분간 수출 증가율을 전년 동기와 비교할 경우 착시 현상만 불러올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진정한 경쟁력을 평가하기에 적절치 못하다. 차라리 급증과 급감 과정을 제거해 착시를 줄여야 한다. 2년 전 즉, 2021년 월별 실적과 비교해보면 답이 나온다.
2년 전 8월과 9월 수출액은 532억달러와 559억달러로 꽤 탄탄했다. 올해 8, 9월에 더 좋은 성과를 거두기에 벅차다. 2년 전 10월도 557억달러로 준수했다. 월별로 500억달러를 겨우 넘기는 지금의 수출 실력이라면 이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침체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524억달러보다 잘했다며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좋아할 일인지 의문이다.
올 2분기 일본의 GDP 성장률이 1.5%로 한국의 0.6%를 역전했다. 일본 호황의 든든한 버팀목은 수출과 외국인 여행자 유입이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1%, 원화 가치는 6% 절하했다. 자국 화폐 약세라는 유사한 우호적 환경에서 양국 경제가 이리 엇갈리는 결정적 원인은 수출이었다.
올 10월경 수출이 드디어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좋아하며 한국 수출 제조업 약화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를 외면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3호 (2023.08.23~2023.08.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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