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4000만명 시대, 서프라이즈 ‘인뱅’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3. 8. 2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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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대출 금리·튀는 상품 호평
애들 통장? 4050도 ‘클릭 클릭’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입자 4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뒀다. 10~30대 중심으로 가입자를 늘려왔던 국내 인터넷은행 3사가 중장년층으로 고객층을 넓혔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기준 가입자 수 2174만명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각각 900만명, 700만명을 돌파했다. 3사 합산 3774만명으로 연내 4000만명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6월 누적 고객 3000만명을 넘어선 지 1년여 만의 급성장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 금융 소비자층이 넓어진 것에 주목한다. 일례로, 케이뱅크는 2021년 말 16% 수준이었던 50대 이상 비중이 7월 말 기준 21%로 크게 늘었다. 인터넷은행이 단기간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건 대출 금리 경쟁력과 편의성 덕분이다. 이들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운 주택담보대출로 인기를 얻었다.

40대 가정주부 박희수 씨는 최근 토스뱅크에 가입했다. 박 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금융 상품은 ‘이자를 먼저 주는 정기예금’이었다. 말 그대로 돈을 예치해두면 소비자가 원하는 때에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이자는 무조건 나중에 지급한다는 기존 은행권 상품의 고정관념을 깼다. 그는 1200만원을 넣고 연 3.5% 이자인 10여만원을 먼저 챙겼다.

토스뱅크 아이디어에 ‘감동한’ 박 씨는 최고 연 5%의 자유적금까지 가입했다. 통상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할 카드 실적, 통신비 자동이체 등 복잡한 조건을 없앴다는 점이 끌렸다. 그는 “10대인 자녀가 토스뱅크를 쓰다 보니 젊은 층 전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양한 아이디어에 놀랐다”며 “주거래 은행도 토스뱅크로 옮길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낮은 금리에 대출 급증

급여 통장 유치 사례 늘어

30대 직장인 우현철 씨는 최근 하나은행이었던 급여 계좌를 카카오뱅크로 옮겼다. 그는 카카오뱅크 계좌를 카카오톡 송금이나 선물용의 ‘서브’ 계좌로 여겼다. 하지만 최근 낮은 금리로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을 받으며 한눈에 관리하기 쉬운 카카오뱅크로 급여 통장 자체를 옮겼다.

국내 인터넷은행 가입자 4000만 시대를 눈앞에 뒀다.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가입자 수가 급등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기준 가입자 수 2174만명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8월 각각 900만명, 700만명을 돌파했다. 3사 합산 3774만명으로 연내 4000만명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은행권에서는 국내 인터넷은행 가입자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 20·30대 고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40·50대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인터넷은행들이 단기간 고객을 끌어모은 비결은 대출 금리 경쟁력과 각종 편의성이다. 이들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운 주택담보대출로 특히 인기를 얻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취급된 분할상환식 주담대 금리는 연 4.02%(신용점수 951점 이상)로 은행권 전체에서 가장 낮았다. 케이뱅크가 연 4.09%로 뒤를 이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연 4.3~4.74% 수준이다. ‘먼저 받는 정기예금’ ‘모임통장’ 등 기존 은행권 관습에서 벗어난 수신 상품을 선보인 것 역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력이 됐다.

직장인 사이에서 급여 통장을 인터넷은행으로 바꾸는 트렌드도 뚜렷하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급여 계좌 고객 수는 매년 32%씩 증가 추세다. 카카오뱅크 급여 계좌는 적요(수취인·송금인 등 메모)에 ‘급여’를 기재한 기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 잔액 역시 2분기 기준 25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5조원이 증가했다. “최근 3년간 1인당 요구불 계좌 잔액은 연평균 14% 증가했다”는 게 카카오뱅크 설명이다. 케이뱅크를 급여 계좌로 설정한 고객 수는 2020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급여 계좌 금액은 5배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적요란에 급여, 월급 등 단어를 기재한 기준이다. 대부분 금리 0.1% 수준인 시중은행 통장에 매력을 못 느끼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춘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최근 영업 행태가 애초 출범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포용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4월 카카오뱅크에 은행업 인가를 내주면서 이 은행의 핵심 서비스가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 ‘간편 심사 소액대출’ 등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의 지난 2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7.7%, 케이뱅크 24%, 토스뱅크 42.06%(1분기) 등이다.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말 목표치(30%·32%·44%)에는 한참 못 미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3호 (2023.08.23~2023.08.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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