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 일본 꺾고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 '위업'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일본을 제압하고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위업을 이뤘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 최종 4차전에서 일본을 25-24로 꺾었다. 만원 관중(1만450명)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홈팀 일본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구면서 4전 전승으로 예선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4년 LA 대회부터 이어온 올림픽 본선 최다 연속 진출 기록을 '11'로 늘렸다. 또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아시아 예선 1위로 본선에 직행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한국에 석패해 예선 2위가 된 일본은 다른 대륙 국가들과 겨루는 최종 예선에서 올림픽 본선행 티켓에 재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날 한일전은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의 '외나무 다리'였다. 한국·일본·중국·카자흐스탄·인도까지 5개국이 풀리그를 치러 1위 한 팀에만 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주어지는데, 한국과 일본은 경기 전까지 나란히 3승을 거둔 상태였다. 이날 이기는 쪽이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였다.
초반 흐름은 일본이 주도했다. 골키퍼 가메타니 사쿠라가 한국의 공격을 잇달아 선방하는 사이, 순식간에 5-0으로 앞서갔다. 한국은 작전타임으로 전열을 정비한 뒤 전반 5분 40초에야 첫 골을 터트리며 추격에 나섰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전반 6분 50초께 이미경(부산시설공단)의 슛으로 13-13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또 후반 11분10초에는 다시 이미경의 정면슛이 성공하면서 19-18로 첫 리드를 안기도 했다. 이후 양 팀은 1점 리드와 동점이 거듭되는 접전 상황을 이어갔다.
승리에 마침표를 찍은 건 한국의 정신적 지주이자 '해결사'인 류은희였다. 한국이 24-23으로 앞선 상황에서 일본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고, 곧바로 류은희가 후반 29분께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았다. 노련한 류은희가 던진 회심의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승부의 추는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선수들은 파리행이 확정된 뒤 시그넬 감독을 헹가래 치며 기쁨을 나눴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는 강경민(광주도시공사)이 선정됐다.
극적인 승리의 주역이 된 류은희는 "경기 초반에 너무 안 풀렸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모두 함께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경기하자는 각오를 다지고 경기에 임했다"며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을 내가 깨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감을 느낀다. 선배들의 기록을 우리가 이어갈 수 있어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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