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北 도발 맞설 지속 가능한 '3자 협력 틀' 탄생"
"한ㆍ미ㆍ일 3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새롭고 지속 가능한(enduring) 3자 안보 협력 틀을 갖추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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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합의한 협력 체계"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한ㆍ미ㆍ일 정상이 채택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문서에 대해 "위협이나 도발이 있을 때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3자 회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협의와는 다르며, 공약 문서가 있다고 해서 유사시 무언가가 즉각 가동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공약 문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합의에 가깝다"면서다.
골드버그 대사는 또 "3국 간 안보 협력이 한ㆍ미, 한ㆍ일 양자 동맹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3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편 북한이 오는 24일 0시부터 31일 0시 사이에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해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이 벌일 행위의 성격에 따라서 이번 행위에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을 적용할지 여부와 3국 간 조율 과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5월 발사에 실패했던 정찰 위성을 조만간 다시 쏠 경우 한ㆍ미ㆍ일이 마련한 '3자 협의 공약'을 가동할 첫 시험대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한ㆍ미ㆍ일 정상이 채택한 합의문에 대해 "군사·안보적인 협력을 넘어서 인공지능(AI), 양자역학, 공급망 보호 등 21세기 현대 국가에서 중요한 이슈를 모두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3국 협력에 대해선 미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미국의 정치 환경을 고려했을 때 흔치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尹 경축사서 모든 게 시작"
골드버그 대사는 또 "최근 3국 협력의 모든 과정은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당시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을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어 "미국이 한ㆍ일 관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그러려고 하지도 않겠지만, 양국 관계가 개선돼야 3국 관계도 더욱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ㆍ일 간 가장 큰 현안인 후쿠시마 원전 방류 문제에 대해선 "한ㆍ미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며 "우리는 일본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과학적인 방류 방식을 따랐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후쿠시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설에 접근 권한을 갖는 등 다양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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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물대포에 "도발적"
한ㆍ미ㆍ일 3국이 정상회의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을 명시한 데 대해 골드버그 대사는 "우리가 중국을 겨냥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을 언급해선 안 된다는 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2013~2016년 주필리핀미국대사를 역임한 그는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 경비정이 필리핀 보급선을 향해 물대포를 쏜 사건을 거론하며 "내가 필리핀 대사로 재임할 때도 이런 일들이 있었는데, 도발적이며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우리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의 항해의 자유 원칙 등을 (정상회의 결과물에) 전부 서술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2016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을 상대로 이뤄진 중국의 경제 보복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동맹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여러 원칙에는 사드 배치 이후 한국이 겪었던 경제적 강압과 연관된 원칙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국제법에 관한 중요한 원칙이며 또한 공급망을 보호하는 우리의 역량과도 관련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버그 대사는 러시아를 향해선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잔혹하게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을 비호하는 행태를 겨냥해 "러시아는 스스로 표결에 찬성했던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위반했을 뿐 아니라 북한과 무기 거래 등 군사적으로 협력하면서 국제법의 모든 측면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ㆍ외교부 공동취재단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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