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尹, 미래지향적 결단…한미일 합의 이끌었다"

"한일관계 개선 이끈 결단, 합의 가능케 해"
한미일 3국 협의에는 의무 아닌 '공약' 강조
"3국 협의로 양자동맹 등 대체하지 않을 것"
오염수 방류에는 "한미입장 일치…만족한다"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3국의 안보 협력 수준을 끌어올린 가운데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일관계 개선을 이끈 윤 대통령의 판단이 한·미·일 3각 공조까지 끌어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골드버그 대사는 23일 서울 중구 대사관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한일관계 개선을 이끈 윤석열 대통령의 역할이 대단했다"며 "이번 합의 과정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축사에서 한일관계를 언급했던 점을 상기하며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후 여러 일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3일 서울 중구 대사관저에서 한국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골드버스 대사의 평가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오커스(AUKUS) 등에 비견되는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합의'가 취임 이후 한일관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윤 대통령의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미래지향적 시각과 리더십이 (한일) 양국의 역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골드버그 대사는 "(3국 협의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있어서 이들과의 양자 동맹에 개입하거나 또는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두 나라의 각 동맹은 철통과도 같으며, 확장억제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3국 협의가 '의무'인지 '공약'인지 묻는 말에 "우리는 계속해서 협의를 위한 공약이라는 표현을 유지해왔다"며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문서라기보단 정치적 합의로 볼 수 있다"고 정의했다. 특히 "한반도 확장억제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양자동맹의 여러 측면은 3자 회담에 대체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한국이 미·일동맹의 '하위 파트너' 개념으로 종속될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선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일치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있어서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과학적인 프로세스를 따랐다고 생각하고, 그에 만족하고 있다"며 "일본은 앞으로 30년에 걸쳐 방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식민지 시대에 벌어진 매우 고통스럽고 끔찍한 참상이라는 점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3일 서울 중구 대사관저에서 한국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캠프 데이비드 합의 등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차원에서 간담회를 마련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인공지능(AI), 양자역학, 공급망, 여성의 권익 신장 등 21세기 현대 국가에 중요한 이슈를 거의 다 다루고 있다"며 "힘을 합치면 혼자일 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분야들이 총망라돼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선 "한·미·일 3국이 협력할 경우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년간의 합동 군사훈련처럼 한·미·일 국민들의 안전과 웰빙을 위한 조치들이 담겨 있다"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외교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