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의 아픔은 새로운 ‘대륙복음화’이정표… 국내 중국인 사역 헌신… 선교 새 지평 연다
중한통교회 강하전(사진) 선교사는 한국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다.
강 선교사는 1999년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선교회) 파송선교사로 중국에서 사역하다가 14년 만인 2013년 추방당했다.
이후 무슬림들을 위한 선교사로 보내달라고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다른 길로 인도하셨다. KPM선교회에서 강 선교사를 국내이주민사역지역부 선교사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2018년 부산에서 중한통교회를 개척해 여전히중국인을 위한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강 선교사를 지난 13일 부산동성교회에서 만났다.
강 선교사는 복음이 척박한 땅 제주도에서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 예수님을 만났다. 중3때 발병한 뇌전증(간질)을 치료받고자 대학교 4학년 때 40일 금식기도를 했다. 뜨겁게 주님을 만난 강 선교사에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선교의 길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래서 신대원 시절에는 ‘낙도 선교’를 꿈꿨다. 하지만 하나님은 기도 중에 예레미야(1:5~8) 말씀을 통해 한국에서도 중국에서 했던 동일한 사역을 감당케 하셨다.
‘중한통’은 ‘중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전문가’라는 뜻으로 한국에 오는 모든 중국 유학생들의 목표다. 중한통교회가 잘 성장해 미래의 중국과 한국의 귀한 영적 통로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은 이름이다. 중한통교회는 2018년 9월 대연중앙교회 지하1층 콘서트홀에서 개척설립예배를 드렸다.
늘 오가는 인원은 바뀌지만, 대학생 석·박사 등 유학생 20여 명이 모인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 당원으로 유학 후에는 교수, 당 간부, 기업 임원 등으로 일할 자원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장소만 다를 뿐 ‘중국을 위한 선교’라는 확신이 있다.
강 선교사는 “유학생들은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재들이고,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타문화 선교훈련을 다 받은 예비선교사들”이라며 “유학생 중 한 명만 제대로 하나님을 만나더라도 그 한 명을 통해 어떤 역사가 만들어질지 모를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래서 그는 유학생들을 만나면 종종 “10년 뒤, 20년 뒤의 너희가 변한 모습을 꿈꿀 때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아니?”라고 말한다.
강 선교사는 한국에서 ‘선교사’로 사는 새로운 모델이다. 그 자신도 국내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해 달라는 본부의 요청을 받고 처음부터 수긍이 됐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한통교회를 통해 선교 사역을 하면서 한국이 ‘선교지’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십자가가 가장 많이 세워져 있는 한국 교회에 하나님은 중동의 무슬림들을, 중국의 무신론자들을, 인도의 힌두교인들을, 전 세계의 미전도 종족들을 계속 보내고 있다”며 “이것은 선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교사를 통한 간접 선교가 아니라 국내에 와 있는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직접 선교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 선교사는 보다 많은 교회들이 선교 마인드를 가지고 주변에 눈을 돌리면 국내에서도 세계 선교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언어가 준비된 선교사만이 선교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열방의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역이 이주민선교”라며 “하나님의 계획 속에 이 땅에 와 있는 많은 해외 유학생들과 근로자들, 다문화 가정이 선교지라는 눈을 떠야 한다”고 말했다.
중한통교회가 위치한 대연동만 하더라도 부경대, 경성대, 동명대가 위치해 있어 유학생 사역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교회 개척 전 강하전 선교사는 대연동 근처의 모 교회에서 유학생 사역의 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에서 한국 문화를 접하기 원하는 유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열어서 이들을 초대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마음의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교회 사정 때문에 사역이 지속되지 않았지만 선교에 헌신 할 성도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사역임을 강 선교사는 알게 됐다.
그는 “한 성도의 잊을 수 없는 고백이 있다”며 “그분이 ‘중국어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제가 지금 중국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어릴 때 중국 선교를 꿈꿔본 적은 있었는데, 그 꿈이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고 신기하다’고 하셨는데 국내에서도 충분히 선교 사역이 가능하다는 실제”라고 말했다.
강 선교사는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 사역 전문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마음을 담아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을 기도할 수 있는 ‘열방기도’ 앱을 만들었다. 앱에는 매일 기도해야 할 나라의 정보와 기도제목 등의 정보가 나온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긴급한 기도가 필요한 현황 등이 담겨있다. 스마트폰에서 ‘열방기도’를 검색해 다운 받을 수 있고 최근에는 중국어, 영어 번역이 끝나 중국어권과 영어권에서도 열방을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이다.
그는 “중국에서 금식기도를 할 때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내가 개인 문제를 놓고 울며 금식한 자를 참 많이 보았다. 교회 문제를 놓고 울며 금식한 자도 보았다. 그런데 나의 꿈 열방을 위해서 울며 금식하는 자는 참 보기 어렵구나’ 하는 마음을 주셨다”며 “열방을 위한 중보자의 마음을 품고, 처음에는 책자로 만들었던 것을 관리와 수정이 용이하도록 앱으로 제작했다. 새벽기도 또는 개인기도 중에 열방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이동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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