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사람과 물건) 인터뷰 #6 작가 유지혜
엘르의 사물(사람과 물건) 인터뷰 여섯 번째 주인공은 작가 유지혜 @jejebabyxx 입니다. 에세이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우정 도둑〉 등을 집필하며 자유롭고 솔직한 표현으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어내는 그가 〈엘르〉에 애정하는 물건과 그 이유를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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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에 산 것
여러 장의 LP. 7월 초 런던에서 열린 블러(Blur)와 벨앤세바스찬(Belle and Sebastian)의 콘서트를 보고 일주일 뒤 뉴욕으로 왔어요. 때마침 블러의 새 앨범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브루클린의 한 숍에서 우연히 그 앨범을 보게 됐어요. 프리 오더도 오픈 전이어서 가게 주인에게 연유를 묻자 인맥이 있어서 몇 주 일찍 구한 거라며, 발매 전엔 어디에도 올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더군요. 냉큼 다른 앨범들도 있는지 물었고, 없는 게 없던 그 가게에서 이 LP를 모두 구매할 수 있었어요.
룰루레몬 텀블러. 보자마자 한 눈에 반해서 구매했습니다. 항상 어딘가가 2% 부족한 디자인 때문에 텀블러 구매를 미루고 있었는데 이 텀블러는 바닥까지 흰색인 점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완벽한 물건을 만날 때까지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물건을 만났을 때는 망설이지 않아요. 이 텀블러 덕에 수시로 물을 먹는 습관이 생겼고 플라스틱 사용도 줄이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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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일 사고 싶은 것
소망이 있다면 언젠가 한번쯤은 휴대전화 없이 사는 거예요. 꼭 써야만 한다면 최신 기종 말고 전화와 문자만 되는 구식으로 쓰고, 대신 옛날식 집전화를 두고 싶어요. 번호를 아는 소수의 친구들만 전화할 수 있게요. 희귀하고 특별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아이폰 없이 외출할 수 있는 건 뉴욕을 지도 없이 다닐 수 있다는 뜻이니 아마 시간이 좀 걸릴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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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래됐지만 여전히 가치있는 것
5년 전, 작은 엄마가 입으시던 가죽재킷을 선물로 받았어요. 팔은 길고 기장은 매우 짧은 게 마음에 들어요. 족히 20년은 된 옷인데 받자마자 제가 가장 아끼게 될 옷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작년 뉴욕에서 이 재킷을 잃어버린 줄 알고 혼비백산했던 기억이 있어요. 옷장에 걸어둔 걸 깜빡했더라고요. 이 재킷을 입고 수많은 사람들과 도시를 만났기에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이 재킷으로 제 20대를 기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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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격표의 숫자보다 더 소중한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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