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차범근, '출범 60주년' 분데스리가 베스트 FW 후보 25인→뮐러+클린스만+클로제+홀란과 어깨 나란히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창설 60주년을 맞이한 독일 분데스리가가 역대 최고의 공격수를 뽑는 투표에서 후보에 '차붐' 차범근을 포함시켰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분데스리가 60년에서 최고의 선수를 선택하세요!"라며 팬 투표를 진행했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이자 1963년에 출범한 분데스리가는 어느덧 출범 60주년을 맞이했다. 기념비적인 날을 앞두고 분데스리가는 그동안 포지션별로 리그 최고 수준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뽑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먼저 공격수부터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분데스리가는 수많은 공격수들 25명을 뽑아 팬들에게 투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설적인 선수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도 당당히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365골로 분데스리가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게르만 폭격기' 게르트 뮐러를 비롯해 클라우스 피셔, 유프 하인케스, 칼하인츠 루메니게,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 마리오 고메스 등 하나같이 쟁쟁한 이름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베르더 브레멘 시절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동료였던 아이우통, 페루 국가대표팀의 간판이었던 클라우디오 피사로, 독일 프로축구 최초 흑인 선수 토니 예보아 등 축구사에 이름을 새긴 공격수들도 포함됐다.
현역 선수들 중엔 폴란드 출신 월드 클래스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지난 시즌 52골을 터트리며 '트레블(3관왕)을 이끈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등이 꼽혔다.
대한민국 선수들 중 최초로 분데스리가 진출한 차범근 역시 최종 후보 25인 안에 뽑혔으며, 현역 시절에 1995 발롱도르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도 당연히 후보에 올랐다.
클린스만은 선수 시절에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슈투트가르트뿐만 아니라 토트넘 홋스퍼, 인터 밀란, 삼프도리아, AS 모나코 등 유럽의 명문 팀을 거치면서 통산 620경기 284골을 기록했다.
클럽뿐만 아니라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도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던 클린스만은 A매치 108경기에 출전해 47골을 터뜨렸다. 특히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3골을 넣으며 당시 서독의 우승을 이끌었다.
뛰어난 활약상을 바탕으로 1995년엔 발롱도르 후보로도 점쳐졌지만 아프리카 레전드 조지 웨아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해 발롱도르 2위를 기록했다.
분데스리가는 "팬들은 후보에 오른 25명의 공격수들을 1~5점까지 평가할 수 있다"라며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선수는 분데스리가 창립 60주년 베스트 11 안에 포함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미드필더, 수비수, 골키퍼 투표도 차후 진행될 예정이며, 투표 기한은 9월 30일까지이다.
워낙 경쟁자들이 쟁쟁하기에 차범근이 분데스리가 창립 60주년 베스트 11 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수 후보 25인 안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차범근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분데스리가 최초의 '코리안 리거' 차범근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에서 뛰면서 유럽이 축구 불모지로 여겨졌던 한국을 다시 보게끔 만들었다. 이 기간 동안 총 121골을 넣었는데, 이 중 페널티킥으로 넣은 득점은 한 골도 없으면서 차범근의 경이로운 득점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차범근은 1경기만 뛴 뒤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다름슈타트 시절을 제외하고, 사실상의 데뷔 시즌인 1979/1980시즌부터 7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또 1980년 프랑크푸르트에서 UEFA컵(현 유로파리그)을 우승한 이후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 1988년 때도 UEFA컵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당시 천둥 같은 슈팅 실력으로 '차붐'이라는 별명을 얻은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308경기에 나와 98골을 터트리면서 오늘날까지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출전한 한국 선수로 남아 있다.
또한 리그에서 98골을 터트린 차범근 1987년부터 1998년까지 약 11년 동안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다 득점자 자리를 유지하면서 한동안 분데스리가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한국 축구와 분데스리가에 큰 족적을 남긴 차범근은 이후 후배들이 독일로 진출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차범근이 유럽에서 한국 선수들의 선구자 역할을 하면서 이후 분데스리가에 총 22명의 '코리안 리거'가 등장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독일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한 뒤, 함부르크와 차범근 친정팀 레버쿠젠에서 뛰다 2015년에 영국 프리미어리그로 향하면서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최근엔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 김민재가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통산 23번째 '코리안 리거'가 됐다. 김민재 외에도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재성(마인츠)이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한국 축구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분데스리가 홈페이지, D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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