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사자’ 논란 그 동물원…시민들 1000만원 모았다

이강민 2023. 8. 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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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갈비뼈 사자' 등 동물 복지 논란으로 문을 닫은 동물원에 여전히 동물들이 남아 있어 먹거리조차 충분치 않다는 사연에 시민들이 후원금을 모아 1000만원어치 먹이를 기부했다.

부경동물원 관계자는 배달된 먹이를 보고 "당도가 낮은 과일은 동물들이 잘 먹지 않고, 원숭이는 던져버리기까지 한다"며 "(좋은 먹이를 기부해주셔서) 이 정도면 일주일 정도 동물들에게 잘 먹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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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중단 부경동물원에 남은 동물 60여마리 위해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전국 동물 애호가들 후원 성금 모아
1000만원 어치 사료 등 먹이 기부
동물복지 논란으로 지난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관계자들이 시민 성금으로 마련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 먹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갈비뼈 사자’ 등 동물 복지 논란으로 문을 닫은 동물원에 여전히 동물들이 남아 있어 먹거리조차 충분치 않다는 사연에 시민들이 후원금을 모아 1000만원어치 먹이를 기부했다.

23일 낮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 100㎏이 넘는 냉동 닭 7박스가 담긴 냉동 탑차가 들어섰다.

동물복지 논란으로 지난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동물원 관계자가 시민 성금으로 마련한 냉동닭을 실내 냉동시설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과일 도매상이 바나나, 배, 수박, 당근, 고구마 등 신선한 과일·채소 120㎏을 배달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건초도 택배로 도착했다.

부경동물원 관계자는 배달된 먹이를 보고 “당도가 낮은 과일은 동물들이 잘 먹지 않고, 원숭이는 던져버리기까지 한다”며 “(좋은 먹이를 기부해주셔서) 이 정도면 일주일 정도 동물들에게 잘 먹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가워했다.

이날 배달된 먹이는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과 전국의 동물 애호가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마련한 것이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SNS 캡처


이 단체는 지난 14일 SNS에 ‘부경동물원 운영 중단으로 사료가 급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폐쇄 여론에 부경동물원이 결국 운영을 중단했다. 평소에도 재정난으로 제대로 된 먹이를 먹이지 못해 동물들이 야위었는데, 앞으로도 사료 급여가 원활하지 않아 더욱 굶주림에 방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이 중단돼 굶어 죽을 위기에 놓인 동물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고 동물원에서도 사료 요청을 해왔다”며 “우리 단체만으로는 제대로 된 도움을 주기 어려워 모금을 통해 사료를 보내줄까 한다”면서 후원금 계좌를 공개했다.

단체에 따르면 모금 시작 열흘 만에 전국에서 성금 1000여만원이 모였다.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부경동물원 한 달 먹이값이 5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며 “성금으로 두 달 정도 동물원에 먹이를 보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제대로 관리받지 못해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뼈 사자’로 불렸던 수사자(바람이). 연합뉴스


부경동물원은 앞서 좁고 열악한 사육 환경 속에 제대로 먹지 못해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뼈 사자’로 불렸던 수사자 모습이 공개되며 논란이 된 사설 동물원이다. 이 수사자는 사육 환경이 더 좋은 충북 청주동물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면서 ‘바람이’라는 새 이름도 얻었다.

김해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에는 한 암사자가 부경동물원 내 우리에 갇혀 있다. 이 암사자는 앞서 부경동물원을 떠난 '갈비뼈 사자'의 딸로 알려졌다. 김해시청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바람이’가 구조된 이후에도 4살 새끼 사자가 같은 우리에 갇혀 있는 모습이 추가로 공개되며 동물원 폐쇄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이 동물원은 결국 지난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그러나 동물원에는 아직 사자, 호랑이, 흑표범, 라쿤, 거북이, 타조 등 30여종 동물 60여마리 정도가 남아 있다.

동물원 측은 남은 동물을 매각한 후 최종 폐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부경동물원은 코로나 19로 관람객이 급감하며 운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관계자는 “현재 먹이 대금은 물론, 전기세, 사육사 인건비 등이 많이 밀려있다”고 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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