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0년' 손숙 "올해 80세, 내 나이에 할 수 있다니…죽어도 좋아"(토카타)[종합]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토카타'는 손숙 배우를 위한 공연이다."
연극 인생 60주년을 맞은 손숙이 연극 ‘토카타’로 또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손숙의 연극 인생 60주년 기념 공연인 연극 ‘토카타’가 지난 19일 개막해 9월 10일까지 3주간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연극 ‘토카타’는 중심 줄거리 없이 세 인물의 독립된 이야기를 엮은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토카타(Toccata)는 접촉하다, 손대다 라는 뜻의 이탈리어어 토카레(Toccare)에서 유래된 단어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키우던 개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늙은 여인(손숙 분),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독한 상태에 빠진 중년 남자(김수현), 홀로 춤을 추는 사람(정영두)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한다.
손숙, 김수현, 정영두가 출연한다.
손진책 연출은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진행한 연극 ‘토카타’ 프레스콜에서 "손숙 배우를 위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손진책 연출은 "작품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내용으로 보면 누구나 겪고 겪어야 하는 것들을 작가가 꼼꼼하게 썼다. 극적인 갈등 없이 시어만으로 극을 만들어냈다"라고 소개했다.
손 연출은 "손숙 배우의 60주년 기념 공연인데 손숙 배우가 대본을 좋아할까 싫어할까 걱정이었다. 손숙 선생님이 바로 좋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배우들과 리딩하면서 관객들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행간을 잘 찾아가면 자기가 경험한 것들을 반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연극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했다. 인내심을 봐주고 본 분들이 있어 고마웠다"라고 밝혔다.
배삼식 작가는 "무대에서 서신 분들이 힘들었다고 하니 죄송스러운 마음이 먼저 든다. 쉽지 않은 작품을 아름답게 무대에 올려주셔서 배우,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 2주 이상 공연이 남아있는데 끝까지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냈으면 한다. 점점 이 작품이 편안해졌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손숙은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노인인 여자 역을 맡았다, 마음 둘 곳이 없어 걷고 또 걷다가 가끔 자신을 어루만져주는 하나뿐인 친구를 찾아간다.
손숙은 "첫 공연은 정신 없었다. 소감도 없다. 생각이 안 난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이 생각보다 잘 봐주셔서 마음을 놓았다"라며 웃어보였다.
손숙은 "처음에는 막막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대본을 처음 읽을 때 너무 좋았다. 워낙 배삼식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이건 한 문장도 버릴 게 없는 시어같은 작품을 썼다는 게 놀라웠다. 그야말로 도전 정신이 생겼다. 쉽게 가지는 못해도 한 번 도전할 만한 작품이 아닌가 했다"라며 연극 대본의 첫 인상을 밝혔다.
이어 "내 이름을 걸고 하는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는데 초심으로 돌아가 죽을만큼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더라. 생각외로 작업이 재밌고 힘들었지만 즐거운 두 달이었다. 잊을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을 사랑한다. 대사 하나도 버릴 게 없다. 눈만 감고 대사만 들어도 좋은 작품"이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3월 공연으로 할 예정이었는데 느닷없이 다쳐 3개월을 꼼짝 못하고 누워있어 공연이 연기가 됐다. 그게 다행이었다. 3개월을 누워있으면서 토카타의 뜻을 깨달았다. 고독하게 있는 이 상황에 대해 깨닫고 작품이 내 속에서 묵었다고 해야 할까, 그게 처음에는 안타까웠지만 도움이 됐다"라며 전화위복이 된 상황을 언급했다.
손숙은 "연출이 보기보다 되게 까다롭고 요구가 많다. 올해 80세인데 나를 40대로 보는 것 같다. 바닥이 울퉁불퉁해 보기보다 불편한데 20년 무용한 정영두 씨처럼 여길 걸으라는 거다. 그런데 그런 요구가 즐거웠다. 이 나이에 내가 이걸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과할지 모르지만 이 연극이 끝나고 죽어도 오케이다.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고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 김수현, 정영두 씨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며 고마워했다.
김수현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중한 상태에 빠져 인공호흡장치를 단 중년의 남자로 분했다. 사경을 헤매는 그는 고독 속에서 자신이 어루만졌던, 자신을 어루만졌던 손길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김수현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어렵다고 느꼈다. 이야기가 어렵지는 않은데 극이 흘러가도록 끊이지 않고 가는 게 어려웠다. 내용이 어려운 건 하나도 없는데 내용을 점프해가면서 순차적으로, 한 사람이 했다가 다른 사람이 한다. 배우가 느끼는 감각으로 풀어내는 게 어렵다는 걸 처음 대본을 볼 때도, 하면서도 느낀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혼자 집에서 대본을 외우고 있었다. 텍스트를 숙지해야 하니 외우느라고 혼자 말로 하고 있었다. 옆에서 여자친구가 그걸 듣더니 '슬프네'라며 공감을 많이 했다. 잘 들려주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하면 되는 건가 보다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복병인게 내 것만 할 때는 한 번에 들으니 연결이 되는데 선생님과 같이 하면 띄엄띄엄 들어야 하고 연결도 그렇고 어려웠다. 지금도 어렵다. 할 때 최선을 다해 집중을 잘하면 그나마 조금 나은 것 같다. 그게 잘 이어지지 않으면 걱정하고 괴로웠던 부분이 속에서 점점 두드러지면서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숙은 "남자와 여자가 따로 앉아 있지만 사실 전부 다 이어져있다. 남자의 대사와 여자의 대사를 조금이라도 놓치면 이상한 연극이 되니 집중력이 필요한 연극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오늘 대사를 하나 놓쳤다. '관절염에 걸려서 절뚝거리는' 이걸 빼먹었다. 이때부터 집중력이 떨어졌다. 관객은 절대 알 수 없는 건데 정말 집중하지 않으면 산으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라고 곁들였다.
안무가 겸 연출인 정영두는 춤추는 사람 역할로 몸과 음악으로 극을 표현한다.
정영두는 "특별한 지시나 지문이 들어가지는 않고 새 악장 사이에 춤추는 사람이라고 돼 있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고민했다. 연출, 작가 선생님이 힌트를 주셨고 두 분이 연기하는 걸 보며 영감을 얻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어떤 기분으로 움직여야할지, 다음 장면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움직이는 역할이니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고 말이 아닌 움직임으로 얻어지는 시각적인 즐거움이나 정서를 표현하되 이 작품 안에서 튀지 않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라고 설명했다.
배삼식 작가는 "오솔길의 산책 이미지를 생각하면 어떨까 한다. 코로나19 2년 동안 매일 산책하면서 산책길에서 서로를 모르는 각자의 상념을 지닌 사람들이 스치면서 지나가는 수많은 산책, 묵묵히 입을 닫고 혼자 산책길을 걷는 분들의 모습에서 이 작품이 시작됐다"라고 소개했다.
배 작가는 "일반적인 연극이 목표를 정해두고 어떤 결과를 낳는지 집중하면서 관객의 멱살을 잡고 이끌고 가는 것이라면 나는 조금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밀어붙이는 힘보다는 보는 분들도 배우들의 말과 움직임에서 떠오르는 이미지, 각자의 상념을 생각하며 스스로 오솔길을 걷길 바라면서 썼다"라고 짚었다.
또 "사건과 갈등의 자리를 다른 힘으로 채워넣어야 한다. 똑같은 고립과 고독에 있어도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듯 같은 장 안에서도 다른 방향을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표현하려고 했다"라며 극의 의도를 밝혔다.
배 작가는 "한쪽에는 모든 것을 접촉을 상실하고 혼자 걷는 여인과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고 생명 유지 장치를 달고 완벽하게 고립된 남자를 교차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하고 뭔가에 사로잡혀서 무대에서 보이는 게 이끌려 정신없이 보는 도취돼 연극도 있지만 혼자 조용히 산책길을 걷듯이 무대와 교감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내고 싶었다"라며 '토카타'의 의의를 설명했다.
사진= 신시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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