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가까운 곳부터, 작은 것부터, 지금부터 하는 것”

유영대 2023. 8. 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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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 박한길 회장 일가족 9명 사랑의열매에 11억 기부
3대 가족 모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기업 나눔·기부 아동구호 활동 등 500억 달해
왼쪽부터 사랑의 열매 세종지회 박상희 지회장, 김병준 사랑의 열매 중앙회장. 애터미 박한길 회장과 도경희 부회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윤회 세종아너클럽 대표.


23일 오후 세종시에 다소 특별한 일이 생겼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과 부인 도경희 부회장 부부와 두 아들과 며느리 둘, 그리고 3명의 손자 등 일가족 9명은 모두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됐다.(사진)

박 회장은 2014년, 도 부회장은 2015년 각각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박한길 회장.


지난 3월 자녀와 손자까지 가입했고 지난 7월 박한길 도경희 부부가 각각 1억 원씩 추가 기부하며 일가 9명이 총 11억 원을 기부했다.

이에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민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3대 패밀리 아너 소사이어티 기부자가 나와 기쁘다”며 “박 회장 가족의 나눔 DNA가 세종 시민, 나아가 전 국민에게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쇼핑몰 실패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던 그는 애터미를 시작하고 받은 첫 월급으로 나눔을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에서 20~30만 원씩 떼어 사무실 인근 초등학교에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써 달라고 기부했다.

어려운 시절임에도 무엇이 그를 나눔으로 이끌었을까.

박 회장은 “나눔은 가까운 곳부터, 작은 것부터, 지금부터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 벌어서 더 크게 나눔을 해야지’라는 생각은 시간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진다는 것.

다만 얼마라도, 일부러 특정단체를 찾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 그래야 나눔이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레 일상의 한 부분으로 녹아든다고 고백했다.

사랑의열매 김병준 회장은 “나눔은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 돼야 한다”며 “박한길 회장이야말로 나눔이 일상화된 기업인”이라고 소개했다.

박 회장의 나눔 정신과 실천은 애터미 회원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애터미 회원 중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인 이혜정 임페리얼마스터는 북한이탈 아동과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해 ‘한국형 기부자 맞춤 기금’으로 10억 원을 기부했다.

이 씨는 “박한길 회장의 생소맘 기금에 깊이 감명 받았다”며 “애터미의 선한 영향력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캠패션 구호사업에 140억원 기부하는 박한길(왼쪽) 회장.

국내 최초 미혼 한부모가족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국내 중견기업 일시 기부금 최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생소맘 기금 100억 원은 단순히 미혼 한부모가족의 생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다시금 그들이 꿈과 목표를 갖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소중한 생명을 선택했다는 것 때문에 청년기를 희생한 이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했다.

미혼 한부모가족을 지원을 위한 100억 원 기부(2019년)



생소맘 기금은 국내 최초의 ‘미혼 한부모가족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에 사용되고 있다.

내년 9월 준공 예정인 한부모가족센터는 연면적 1243.10m²의 4층 건물로 지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PMC-애터미 예수병원 현판식(2023년)


시설 1층에 커뮤니티 공간과 로비가 들어선다.

2층은 키즈카페 도서관과 휴게실, 3층은 상담실 및 사무실, 4층은 교육장과 헬스장 등이 자리한다.

한부모가족센터가 준공되면 ‘라이프 코칭’, ‘라이프 인헨싱’, ‘라이프 쉐어링’ 등 미혼한부모가족들이 출산과 양육, 자립을 도모한다.

또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담치료, 주거지원, 건강지원, 아이돌봄 등의 코칭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500대 기업 유일 순 매출액 대비 기부금 2% 넘어

애터미의 나눔 활동은 수치로 드러난다.

‘CEO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2021년 500대 기업 중 애터미는 순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2.04%로 유일하게 2%를 웃돌았다.

전체 평균 0.09%에 비하면 22배 이상이다.

2022년 249억 원의 기부금으로 연결기준 순매출액 대비 2.01%의 기부금 비중을 기록했다.

애터미의 나눔 활동은 다양하다.

생소맘 기금과 컴패션, 실로암안과병원과 전주예수병원 등 줄잡아 500억 원에 달한다.

2019년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생소맘(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맘(MOM))'이라는 이름으로 미혼 한부모가족을 지원하는 기부자 조언 기금 100억 원을 기부했다.

2021년 한국컴패션에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기부했다.

이듬해 애터미가 70억 원, 박 회장의 사재 70억 원 등 140억 원을 한국컴패션에 기부했다.

박 회장은 “나눔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를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란 그렇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말합니다. 나눔이란 더 가진 사람들이 덜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죠. 널리 사람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것, 박애이며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근간이 되는 것이지요.”

이 밖에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을 위한 저소득, 다문화, 한부모 가정 지원, 고등학교 교육 기자재 및 장학금을 지원한다.

또 노인, 아동, 장애복지시설을 위한 생필품 및 지원금 기부, 세종시 장애인 콜택시 구입비 지원 등의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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