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찾은 'CP탱고' 어디…핵공격에도 두 달 버티는 연합사 두뇌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연습이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CP 탱고)를 방문해 “북한의 핵사용 상황을 상정해 한·미 양국의 핵과 비핵전력을 결합한 강력한 대응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이래 CP 탱고는 전시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 전력을 지휘하는 두뇌로서 역할을 해 왔다”며 “연합연습에 참가하는 한·미 전투참모단은 한·미 군사동맹의 굳건함을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성남의 한 산속 화강암 터널 내에 극비시설로 만들어진 CP 탱고는 적의 핵무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설됐다. 생화학무기 공격에도 대처할 수 있고, 외부 지원 없이 약 2개월간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로처럼 이어진 내부에는 회의실, 식당, 의무실, 상하수도 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현직 대통령의 이곳 방문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라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브리핑룸에서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대통령님의 지침을 받들어서 실전적인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은 현존하는 가장 심대한 위협이며 사이버전, 심리전 등 북한의 도발 양상이 갈수록 지능화,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한·미 동맹의 압도적인 능력과 한·미 장병의 실전적 연습·훈련, 확고한 정신무장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보다 실효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군사적 수준의 대응계획 마련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에 대비하여 도상훈련 및 지휘소훈련 등의 연습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동맹의 대응계획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협력의 수준을 한층 더 높여 나가기로 합의한 것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각 협력 결정체 구조는 북한의 도발 위험을 낮추고 인류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며 “실전적인 연습과 훈련만이 한·미 동맹의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한층 더 격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합연습은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단기간 내에 급격한 전쟁상태로 돌입하게 될 경우를 상정해 한·미동맹의 위기관리 및 대응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연습 기간 한·미 장병 약 8000명이 참가, 38건의 야외기동훈련을 시행 중이다.
특히 올해 연합연습에는 한·미 외에도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유엔사 회원국 9개국도 참가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사는 전시 유엔사 회원국의 전력을 즉각적이고 자동으로 한미연합사에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앞으로도 강력한 한·미 동맹을 핵심축으로 유엔사 회원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여 대한민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CP 탱고 내 전구작전본부를 찾았다. 한반도 작전영역 내의 모든 작전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현행 작전을 총괄하는 곳이다. 한·미 장병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윤 대통령은 “이곳 연합사 상황실은 전시에 우리 연합전력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작전의 본산이며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며 “여러분이 여기서 서로 어깨를 맞대며 일하는 것 자체가 양국의 국민, 또 동북아와 전 세계 모든 인류에게 자유와 평화를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맡은 소임은 여러분의 조국뿐만이 아니라 전 인류를 위한 아주 정의로운 일”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이번 훈련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We go together!”라는 구호와 함께 한·미 장병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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