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먹지마 선동" VS "日수산 피해도 야당 탓?"…외통위 '괴담 공방'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공방
여야는 23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오염수 방류를 빌미로 수산물 소비 위축을 선동하고 있다며 '괴담 정당'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이같은 주장이 오히려 '괴담'이라고 맞불을 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중국 출장 후 귀국했다고 언급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본 이웃 나라 중 '회를 먹지 말라'고 선동하는 정당은 대한민국 민주당 하나밖에 없더라"라고 말했다.
"회 먹지말라 선동하는 괴담 정당" 맹공민주당 의원들이 '괴담이다' '가짜뉴스다'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하 의원은 지난 6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언급했다. 하 의원은 "6월3일 이재명 대표가 제 지역구인 해운대에 와서 회를 먹지 말라고 했다. 검색해 보라"면서 "제가 읽어드리겠다. '부산 해운대는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즐기는 아름다운 바다입니다. 그런데 오염된 바다라면 누가 찾겠습니까. 우리의 맛 좋은 해산물은 누가 찾겠습니까'라고 이 대표가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발언에) 언제 (회를) 먹지 말라고 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하 의원은 "똑같은 말이다. 정치인이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일본의 방류 문제를 비판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자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운동을 하시면 안 된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회 먹으러) 가셔서 페이스북에 하나씩 올려보시라. 직접 그렇게 해주시면 제가 민주당이 괴담 정당이 아니라고 인정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 日 수산업 피해도 민주당 괴담 때문인가"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원전 방류에 대한 국내외 반대 여론을 소개하며 정부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 의원은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예상하지만, 수산업 피해가 있을 거라고 예상해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나"라며 "일본의 수산업 피해가 대한민국 민주당의 괴담 때문이겠나. 괴담이 없어도, 야당이 주장하지 않아도 일본 국민들도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것을 알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자국민에게 올 수 있는 수산업 피해를 보호하기 위해 1조원 가까운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니 야당 탓, 괴담 탓을 하지 마시고 일본 오염수 방류를 안전하다고 믿게 하지 못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도 자국민을 안심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국민들은 민주당의 괴담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실 걱정되는 일이기 때문에 여론이 (국민 다수 반대로) 그렇게 확인되는 것"이라며 "최소한 이렇게 중요한 일은 대통령이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어물쩍, 슬그머니 넘어갈 사안이냐"고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쏘아 붙였다. 전날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는데, 가급적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장관이 발표해야 맞다는 것이다.
이에 박 장관은 "이 사안이 대단한 중요한 사안"이라고 답했고, 박 의원은 "기시다 일본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귀국해 자국 어민들에게 달려가 설득하고 고개를 숙였다. 우리 정부는 무엇을 잘했다고 그렇게 당당하냐"고 질타했다.
김영호 통일장관 참석 놓고 설전도
이날 외통위는 초반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피켓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적격성을 놓고 충돌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책상에 놓인 노트북에 방류 반대의 뜻을 담은 피켓을 붙였고, 이에 여당 의원들은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결국 피켓이 부착된 채 예정보다 1시간 10분 늦게 회의가 시작됐다.
특히 민주당은 개의 직후 김 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퇴장을 요구했다. 야당 간사인 이용선 의원은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김 장관 임명을 강행한 점에 대해서 참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오늘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을 상대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정했다. 이 회의장에서 나가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정당한 임명 절차였다"며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을 32명이나 임명했지만, (국민의힘은) 장관을 나가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맞섰고, 태영호 의원은 "회의 시작부터 남북 관계를 담당하는 통일부 장관보고 나가라고 하는 무리한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며 "무의미한 논쟁과 논란을 계속 만드는 발언을 중단하고 회의 진행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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