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인종 묘 ‘서삼릉 효릉’ 내달 8일 열린다…조선왕릉 40기 모두 개방
조선 제12대 인종(1515~1545)은 재위 기간이 9개월로 500년 왕조 통틀어 가장 짧다. 중종(中宗)과 사이에서 그를 낳은 장경왕후 윤씨가 산후증으로 7일 만에 사망하면서 권력욕이 강한 계모 문정왕후 슬하에서 자랐다. 세자 시절 동궁전은 갖은 ‘저주 사건’으로 흉흉했고 1544년 29세에 즉위했지만 뜻을 펼치기도 전에 병사했다. 문정왕후 소생인 명종이 뒤를 잇자 항간에 독살설도 파다했다.
비운의 임금 인종이 잠든 서삼릉 효릉(경기도 고양시)이 오는 9월 8일부터 처음으로 일반에 개방된다고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23일 밝혔다. 그간 효릉은 조선왕릉 40기 가운데 유일하게 비공개 관리돼 왔다. 궁능서비스기획과의 정명환 사무관은 “효릉으로 향하는 진입로가 낙농기관인 젖소개량사업소 소유라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는데 오랜 논의 끝에 일부 토지를 관리위임 받고 관람로 정비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반 환경을 고려해 조선왕릉 홈페이지(royaltombs.cha.go.kr)에서 하루 3회(회당 30명) 예약을 받아 해설사 안내 하에 120분씩 관람하게 된다.
효릉은 40기 가운데 헌릉(태종·원경왕후), 명릉(숙종·인현왕후) 등 10곳뿐인 ‘쌍릉’이기도 하다. 1545년 조성된 효릉은 평생을 자식 없이 외롭게 살았던 인종의 비 인성왕후(1514~1577)가 1578년 모셔지면서 쌍릉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은 이후 꾸준한 정비를 거쳤고, 이로써 40기 전체가 일반에 공개되게 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효릉의 역사적 가치를 많은 국민이 향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조선왕릉 보존·관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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