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헬멧강도는 조폭?…필리핀 아닌 다낭으로 도망친 까닭
대전에서 발생한 신협 현금강도 사건 용의자가 해외로 출국한 가운데 ‘다낭’을 도피 지역으로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대전경찰청 등에 따르면 용의자로 지목된 A씨(47)씨는 사건 발생 사흘 만인 20일 오전 인천공항2터미널을 통해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했다. 그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아닌 비교적 비싼 가격의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그가 18일 대전 서구 관저동 신협에서 강도행각을 벌이기 전에 이미 다낭으로 가는 항공권을 샀다고 한다.
용의자 여러 차례 다낭 방문, 카지노 도박
조사 결과 A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다낭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겉으로는 여행이 목적이었지만 실제로는 다낭 소재 카지노에서 도박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씨는 해외 원정도박으로 10억원 정도 빚을 졌고 이번 현금강도 사건 역시 도박 빚 때문에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섬나라 필리핀 잠적 용이…인접국 도주 불편
한때 대전지역 한 폭력조직에 몸을 담았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얼굴과 이름이 잘 알려진 A씨가 필리핀으로 도주하면 며칠을 넘기지 못하고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7000여 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잠적은 쉽지만, 현지 경찰과 국제형사기구(인터폴) 포위망이 좁혀오면 다른 나라로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베트남, 캄보디아·라오스·태국 인접…도주 용이
경찰은 A씨가 신협에서 강탈한 현금 3900만원 외에도 주변 지인과 친인척에게 빌리거나 받은 현금을 포함, 1억원 이상 도피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돈을 전처나 지인을 통해 다낭으로 송금한 뒤 현지에서 찾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거액의 현금을 소지한 채 출국하면 공항에서 차단당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애초부터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향공권까지 산 것”이라며 “본인은 필리핀보다 베트남 다낭이 도주에 용이한 지역으로 생각했겠지만, 현지 공안의 협조가 잘 되고 있어 조기 검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8일 오전 11시58분쯤 대전시 서구 관저동 한 신협 지점에 헬멧을 쓰고 침입해 소화기 분말을 쏘고 흉기로 직원을 위협하며 현금 39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그가 신협에 들어와 현금을 강탈해 달아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3분에 불과했다.
21~22일 용의자 집 등 압수수색…결정적 단서 없어
한편 경찰은 지난 21일에 이어 22일에도 A씨 지인 집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 수색에서는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만한 증거물은 나오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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