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시점, 尹대통령 사정 배려한 것" 日언론

당초 유력 방류 개시일은 8월 중순
"尹, 근거없는 野 비판에도 이해심"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시점을 24일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정부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고 일본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4일은 국내외 배려…어획기 전 데이터 공표·한국 사정'이라는 제목으로 기사에서 “(일본정부는) 어민을 배려하고 한국 사정을 고려해 방류 개시일을 24일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이르면 24일 개시하기로 결정한 22일 오후 일본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해양투기방류일정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고려한 방류 시점은 8월 중순이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9월 초부터 저인망 어업이 재개되는 만큼 그전에 방류에 따른 방사선 측정 데이터를 공개해 안전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이 당초 예고된 8월 말에서 18일로 앞당겨지면서 8월 하순으로 방류 개시일이 늦췄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배려'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등으로부터 과학적 근거 없는 비판을 뒤집어쓰면서도 방류 계획에 대한 이해심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썼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방류 전후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면 윤 대통령에 대한 한국 내 비판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기시다 수상이 외교 일정을 기초로 방류 개시 시점을 8월 하순으로 좁혀왔다"며 역시 한미일 정상회담을 그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신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신뢰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해 기시다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는 방류를 기다려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22일 일본 정부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2년 5개월 만이다.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는 2년 4개월이 됐다. 방류는 개시로부터 약 30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