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폭우, 동쪽 폭염 '극과극 날씨'…수도권 150㎜ 물폭탄

절기상 처서인 23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에 비가 내리고 있다. 뉴시스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處暑)인 23일 서울 등 수도권에는 호우 특보가, 영남 등 동쪽 지역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지는 등 극과 극의 날씨를 보이고 있다. 비는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25일까지 최대 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 현재 수도권과 강원 영서 북부, 충남·전라 서해안,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발표된 가운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서해안과 제주 일부 지역에는 호우 경보까지 발령된 상태다.

23일 오후 1시 이후 특보 발효현황. 기상

반면, 영남권을 비롯한 동쪽 지역에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낮 12시 현재 강원 강릉은 33.5도, 대구는 32.5도를 기록했다. 이에 대구와 부산을 비롯한 영남 지역에는 폭염 경보가 발표됐다.

서해상에서 남북으로 길게 발달한 강한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비는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오늘(23일)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전라·제주도를 중심으로, 내일(24일)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 그 밖의 지역에도 시간당 3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순간풍속 초속 15m 이상의 돌풍과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2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이 50~120㎜이고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곳에 따라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고, 제주도는 200㎜ 이상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영남 지역도 24일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폭염 특보가 완화 또는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수도권은 23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비가 집중된 이후에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24일 새벽부터 오후 사이에 저기압에 의해서 다시 한 번 더 강한 강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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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치고 주말 다시 폭염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이동 철길 숲에서 산책 나온 시민들이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보며 걸어가고 있다. 뉴스1

이번 비는 주말을 앞둔 25일에 차차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그친 뒤 주말 동안 기온이 다시 오르면서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폭염의 기세가 다시 강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고 27일부터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저기압이 발달해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전국적으로 또 한차례 비가 예보된 상태다. 이에 27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28~30일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