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세번째 자존심 구겼다…우크라 드론에 박살난 '죽음의 백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50㎞ 떨어진 러시아 본토의 공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활주로에 있던 러시아군의 폭격기 한대는 화염에 휩싸여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폭격기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재래식 미사일 등을 투하하는 작전에 정기적으로 투입돼 왔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영국군 정보국을 인용해, 지난 19일 러시아 서북부에 위치한 솔치2 공군기지에 드론이 급습해 러시아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TU)-22M3가 파괴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TU-22M3가 활주로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 공유됐다.
TU-22M3 장거리 폭격기는 초음속 미사일 등으로 지상 및 해상에 있는 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전 범위는 최대 7000㎞로 재래식 미사일은 물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 공군의 주요 자산으로, 약 60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번 공격 직후 솔치2 공군기지에 배치됐던 다른 전투기들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더 멀리 떨어진 러시아 북부의 대체 기지로 이동시켰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을 ‘러시아의 사기에 큰 타격을 입히는 데 성공한 세번째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첫번째는 지난해 ‘러시아의 자존심’으로 불린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함의 격침, 두 번째는 ‘푸틴의 자존심’인 케르치해협 대교(크림대교)가 두 번에 걸쳐 공격당한 것을 꼽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산 헬리콥터형 드론에 의해 수행됐으며, 러시아군이 즉시 격추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공격을 받은 폭격기는 일부 손상됐을 뿐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 군사 블로거 등은 러시아 군 지도부가 이번 피해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군 정보국은 “러시아 당국의 주장대로 헬리콥터형 드론이 사용됐다면 더 큰 문제”라며 “해당 모델은 장거리 비행이 어려워 러시아 내부에서 공격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본토의 전략적 기지들을 보호할 능력이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과의 연관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평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인 안드리 유소프는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TU-22M3에 뭔가를 떨어뜨린 건 아마 큰 비둘기 몇 마리였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말대로) 폭발도 없었고 변화도 없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를 조롱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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