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관.종.]뜨거운 K-푸드 열기…삼양식품 실적도 달아오를까
밀양공장 신설 등 하반기 전망도 밝아…곡물가 인상, 경쟁 격화 등 변수
편집자주 - 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한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번 주에는 최근 K-푸드 열풍을 타고 성장세를 보이는 삼양식품을 분석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양식품이 화제주로 떠올랐다. 지난 6월29일에는 올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10만38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지만 21일 종가 기준 17만8300원까지 올랐다. 71.77% 급등한 것이다. 지난 18일에는 장중 52주 최고가인 18만5500원까지 치솟았다(종가 18만1400원). K-푸드 열기가 뜨거운 덕에 실적 전망도 밝아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증권사도 잇따라 나왔다.
삼양식품은 1961년 9월 유지공업과 식품도매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는 식품의 제조·판매업과 용역서비스, 축산 및 관광, 기타 등으로 사업 부문이 구분된다. 특히 식품의 제조·판매 등에서 면스낵 사업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면스낵 부문의 매출 비중은 94.4%로 가장 높다. 냉동(4.0%), 소스·조미소재(3.3%), 기타(1.4%)가 그 뒤를 이었다. 백색우유, 원료, 가공우유, 기능성식품 등을 판매하는 뉴트리션 부문은 매출 비중 0.3%를 기록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큰컵삼양라면, 큰컵 불닭볶음면, 짱구, 사또밥 등이다. 특히 불닭볶음면 인기는 세계적으로 대단하다. 일본 최대 라면회사 닛신식품이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삼양식품의 올해 6월30일 기준 발행주식 총수는 753만3015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5.22%다. 최대주주는 삼양라운드스퀘어로 34.92%의 지분율을 기록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4.33%, 김 부회장의 남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 3.13%로 순으로 나타났다. 장남인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는 0.59%로 집계됐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최대주주는 김 부회장으로 전체 지분 중 31.98%를 보유했다.
라면 덕에 역대급 실적 달성…상반기 내수·수출 모두 '방긋'
삼양식품의 주가가 우상향한 것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어난 2854억원, 영업이익은 61.2% 늘어난 44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하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16.0% 증가한 5309억원, 영업이익은 31.0% 늘어난 679억원으로 파악됐다. 수출 증가와 내수 주력 제품의 점유율 상승 등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라면 카테고리와 불닭볶음면 시리즈 수요가 꾸준히 늘었고, 지난해 단행한 판가 인상과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졌다.
2분기 면스낵 사업부의 매출을 보면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1866억원, 내수는 25.9% 증가한 809억원을 기록했다. 소스·조미소재 부문의 매출은 불닭치폴레마요 소스 출시 효과로 30% 늘었고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채널의 냉동식품 판매 확대로 냉동 부문의 매출도 46%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단행한 가격 인상 덕에 내수 매출이 큰 폭 늘었다. 상반기 내수 라면 시장점유율은 11% 이상으로 추정됐다. 주력 브랜드와 신제품 판매 확대가 나타났고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 식물성 건강 브랜드가 론칭하면서 포트폴리오가 재편됐다. 소스·조미소재 부문의 판매 호조, 냉동식품 사업 확대도 내수 시장 전체 매출액 증가를 견인했다.
수출의 경우 전년도 높은 실적 탓에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삼양식품 매출 중 수출 비중은 65% 상당을 차지할 정도로 높다. 이는 경쟁사 대비로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별로는 미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법인별 현지화 기준 매출액 성장률은 미국 71%, 중국 15%, 일본 8%로 분석됐다. 지난해 2월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법인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미국 법인의 경우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 입점 완료했다. 코스트코의 경우 올해 6월부터 매출액이 발생하기 시작해 고성장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5월 설립돼 아직 상반기 실적은 없지만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만큼 동남아시아 지역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할랄 시장의 허브로 작용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각종 호재에 하반기도 큰 기대…목표가 줄상향
이처럼 삼양식품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더 크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하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어난 5545억원, 영업이익은 64.1% 증가한 633억원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 등은 삼양식품을 음식료 업종 중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하반기 중국의 경우 대형마트 채널 및 CVS(편의점) 입점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8월 설립 이후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 법인은 올해 6월 코스트코에 이어 하반기 중 월마트, 코스트코 외 입점이 예상돼 고성장이 기대된다. 그러면서 하반기 불닭볶음면 출시 11주년 기념행사와 마케팅을 진행하면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의 성장세 외에도 밀양 제2공장의 신설도 호재다. 이달 11일 삼양식품은 1590억원을 들여 밀양 제2공장을 신설하겠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투자 목적에 대해 "생산 능력 확대 및 생산 효율성 증대"라고 설명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 제2공장 신설을 결정함에 따라 라면 수출 지역 다변화 및 국내외 라면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5월까지 1590억원을 투자한 제2공장의 생산라인은 5개로 생산능력(CAPA)은 기존 밀양 제1공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된다"라며 "지난해 2분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밀양 제1공장의 가동률은 올해 2분기까지 56.7%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제2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 수량 및 매출액이 기존 20억개, 1조4000억원에서 26억개, 1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불닭볶음면 신화의 주역인 김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해 취업제한 족쇄에서 풀린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신규 해외법인 설립과 브랜드의 확장,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내수시장 내실화라는 목표를 달성, 난관을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2020년 전 전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취업도 제한됐다. 2021년 법무부 특별 승인으로 회사 경영을 해왔지만 이번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완전히 사라졌다.
밀양 제2공장 신설과 김 부회장 특별사면 복권 덕에 이달 14일 삼양식품 주가는 4만800원 올라 17만6900원을 기록했다. 전거래일에도 삼양식품 주가는 8% 넘게 상승했다. IBK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7만원으로 상향했고 한화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도 각각 16만원에서 20만원으로, 16만원에서 19만원으로 높였다.
라면 가격 인하·치열해지는 경쟁은 걱정거리
다만 장밋빛 전망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정부는 곡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했다. 13년 만에 라면 제품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 그 여파는 내수 시장에서 면스낵 부문의 매출 성장 둔화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내렸다. 다만 불닭볶음면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고 뉴트리션 부문과 소스·조미소재 부문은 판매 확대가 예상돼 전체 내수 매출액은 7%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곡물 가격의 변동성 확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가격이 한창 치솟던 때와 비교하면 곡물 가격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라면 시장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삼양식품 측도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서비스 등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며 "모방 제품 및 자체 브랜드(PB) 제품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낵사업에 대해선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국내 제과 업체들뿐만 아니라 글로벌기업, 중소 수입유통회사들이 진출해 이전보다 더 치열한 경쟁 상황을 맞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률 둔화도 걱정거리다. 미국의 경우 면류가 식사로 보편화되지 않은 탓에 경기 변동에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비면류 식품이 보편화되고 상품 역시 다양하지만 면류 제품은 여름과 겨울 등 계절적 판매 차이가 발생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 변동에 다소 민감하다는 설명이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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