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몬도 장관 방중에 쏠린 눈…시 주석 만날까

중국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대중 수출 통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몬도 장관과 접견할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상무부가 수출 통제 우려 대상인 '미검증 리스트'에서 중국 기업 및 단체 27곳을 삭제한 데 대해 "양측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을 통해 구체적인 우려 사항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계속해서 중국 기업과 기관의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 대표단과 만나 "중국은 미국과 함께 주요 국가의 책임을 다하고, 국제 무역 규칙을 수호하며 세계 산업망의 안정성 보장을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하며 협력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미국은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하는 조처를 내놨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전날 수출 통제 우려 대상인 미검증 리스트에서 광둥광화 과학기술, 난징 가오화 과학기술 등 중국 기업 및 단체 27곳의 이름을 삭제했다. 미검증 리스트는 수출통제 블랙리스트 직전 단계다. 이 단계에서 최종 소비자가 어디인지 등 자세한 정보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BIS의 미검증 리스트 선정 배경에 대해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차이신은 "잘못된 주소·전화번호·이메일 정보, 지방정부에 대한 비협조, 검사를 방해하거나 거부하는 경우, 수출제품에 대한 육안검사가 불가능한 경우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이 미검증 리스트에 포함된 것은 2014년부터라고 전했다. 2014~2017년에는 홍콩 전자통신 기업을 중심으로 편입됐고, 2018년부터는 본토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차이신은 이어 "최근 몇 달간 미국은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 통제와 관련해 더 적은 조처를 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은 최근 대중 투자와 관련한 조사는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러몬도 장관과 접견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의 부진한 경제 성과가 시 주석의 참여 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유일한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 관리였던 브렛 브루엔은 SCMP에 "시 주석은 미국 민주주의의 약점을 활용하고, 지역 및 국제 사회에 중국의 더 강한 입지를 확보하기를 계획할 것"이라면서 "그가 어떤 길을 택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