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공원 조성' 논란…광주 "음악가로서 업적"vs 보훈부 "철회해야"

윤슬기 2023. 8. 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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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와 광주광역시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국가보훈부는 한국전쟁 당시 정율성의 친북·친중 행적을 지적하며 사업을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광주시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정율성의 업적을 고려할 때 공원 건립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정율성은 항일운동가 출신이자 음악가로 업적이 있는 인물이라며 "광주는 정율성 역사공원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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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광주 출신 독립운동가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참전…'팔로군행진곡'작곡

국가보훈부와 광주광역시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국가보훈부는 한국전쟁 당시 정율성의 친북·친중 행적을 지적하며 사업을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광주시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정율성의 업적을 고려할 때 공원 건립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앞서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사업에는 총 48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음악가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고 6·25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군을 위해 전선 위문 활동한 후 중국으로 귀화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사진제공=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후부 장관은 정율성은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으로 참전한 반국가적 인물이라며 문제를 제기, 사업을 전면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족의 비극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위문공연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한 사람"이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민족을 저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공산당을 위한 작품을 쓰며 중국인으로 생애를 마쳤다"고 지적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사진제공=연합뉴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정율성은 항일운동가 출신이자 음악가로 업적이 있는 인물이라며 "광주는 정율성 역사공원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항일운동가 겸 음악가로 활동하다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라며 "아픔을 감싸고 극복해야 광주건, 대한민국이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며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즉각 재반박했다. 박 장관은 "(공원 건립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는 것이냐"라며 "돈이 되는 일이면, 국가정체성이고 뭐고 필요 없단 말인가, 왜 하필 정율성 같은 공산당 나팔수의 기념 공원을 짓겠다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 장관은 강 시장의 '시대적 아픔' 언급에 대해서도 "바로 그 '시대적 아픔'을 알기에 더 분노하는 것"이라며 "그가 만든 군가를 부르며 몰려왔던 적에게 죽임을 당한 수많은 이들의 피가 아직 식지 않은 대한민국이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민간모금을 하든, 민간투자를 받든 국민의 혈세는 손대지 마시기 바란다"며 "그런 반국가적인 인물 기념하라고 지방정부가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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