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난 평범한 선수, 과정만큼은 소홀하지 않았다"...서른일곱 임창민이 사는 법

안희수 2023. 8. 2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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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임창민(37)은 경기 뒤 보강 훈련(웨이트 트레이닝)을 누구보다 철저하게 소화한다. 원정 경기를 다녀온 뒤에도 늦은밤 홈구장(서울 고척스카이돔) 내 훈련장을 향해 1시간씩 땀을 흘린다. 이 모습을 본 팀 후배 투수 김재웅은 “임창민 선배님이 루틴을 지키는 모습은 정말 놀랍다”라며 감탄했다. 

정작 임창민은 특별한 일로 보지 않는다. 그는 “몸의 회복력이 예전보다 떨어졌고, 운동이 필요한 시점에 하지 않으면 다음 경기에 지장이 생긴다”라고 설명하며 “일주일 기준으로 소화하는 운동량은 젊은 선수들보다 적을 것이다. 그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라며 웃었다.
 
임창민은 몸 관리 노하우를 묻는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신에게 필요하고 꼭 맞는 운동과 휴식하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방법보다는 꾸준히 실천하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임창민은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반면 해야 하는 일은 다르다. 때로는 귀찮고, 대개 어렵다. 나는 (야구선수로서) 꼭 해야 하는 일을 몸 관리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야구는 벼락치기로 잘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임창민. 사진=키움 히어로즈
임창민은 경기력이 떨어졌을 때도 꾸준히 몸 관리 루틴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신체 능력뿐 아니라 멘털도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꾸준히 내 일을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도 버티는 힘이 생긴다. (출전) 기회를 잃었다가도 다시 잡을 수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임창민도 그렇게 암흑기를 벗어났다. NC 다이노스 소속이었던 2015~2017시즌 팀 마무리 투수로 84세이브를 기록, 리그 대표 불펜 투수로 인정받았던 그는 2018년 5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 치료 기간을 보냈다. 복귀 뒤 이전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2021시즌이 끝난 뒤 NC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2022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새 출발 했지만, 그 동행도 1년 만에 마무리됐다. 

임창민은 올 시즌 키움에서 뛰며 과거 영광을 되찾았다. 정규시즌 초반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고, 5월 중순부터 김재웅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6월 4일 SSG 랜더스전에서 KBO리그 역대 20번째로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고,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올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2017시즌(29개) 이후 6시즌 만에 20세이브를 기록했다. 21일 기준 임창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03이다. 이 부문 커리어 하이 경신도 기대할 수 있다. 

임창민(왼쪽에서 세 번째)이 고형욱 키움 히어로즈 단장으로부터 100세이브 기념 액자를 받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임창민에게 전성기 기량을 되찾은 비결을 묻자 “그저 마운드 위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투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의 배려와 전력분석팀의 지원을 치켜세웠다. 메커니즘 변화를 묻는 말엔 “평균 구속도 큰 차이가 없고, 구종이 더해진 것도 아니다. 이전처럼 등판 준비를 했다”라고 전했다. 

임창민은 마무리 투수에서 밀려난 뒤, 소속팀에서 방출된 뒤에도 꾸준히 자신이 할 일에 매진하며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했다. 그는 “나는 구위형 투수도 아니고, 제구도 빼어나지 않다. 평범한 투수이기 때문에 안타나 홈런을 맞아도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마운드까지 오르는 과정, 그 준비까지 소홀하진 않았다고 자부한다. 나는 운조차도 과정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어느덧 서른일곱 살. 현재 KBO리그에서 임창민보다 나이가 많은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뿐이다. 구위가 강력한 젊은 마무리 투수들과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이 너무 깍듯하게 대할 때 내 나이를 실감한다. 마음은 20대 중·후반과 다르지 않다.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라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야 할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현재 팀 성적(10위)이 좋지 않은데, 내가 잘 버텨주면, 후배들도 조금 더 힘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반전(순위 상승)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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