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무권리로 드려요”…시장 온기? 거래 끊긴 공인중개사 ‘줄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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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부동산 양도합니다. 급한 사정으로 권리금 저렴하게 내놓습니다. 협의도 가능합니다.", "부동산 사무실 무권리로 드립니다. 어려운 시기 가볍게 부담 없이 출발할 수 있는 부동산입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거래량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직업인데 올해 들어 거래량이 늘었다곤 하지만, 부동산 호황기와 비교하면 50~60%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나마도 일부 거점 지역, 대단지에 집중되다 보니 주요 지역이 아닌 곳의 중개업소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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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휴·폐업 9265명, 개업 7942명보다 많아
거래 지역 편중·비아파트 임대차 위축 영향 미친 듯
“단지 내 부동산 양도합니다. 급한 사정으로 권리금 저렴하게 내놓습니다. 협의도 가능합니다.”, “부동산 사무실 무권리로 드립니다. 어려운 시기 가볍게 부담 없이 출발할 수 있는 부동산입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 직거래 게시판에는 22일 하루에만 이 같은 내용의 중개사무소 매매(양도)글이 140건 올라와 있었다. 최근 이 게시판에는 중개사무소를 처분하기 위한 목적의 게시글이 매일 수십 개씩 등장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인중개업계에는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지만, 지역·단지별 부동산 경기 편차가 큰데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까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휴·폐업 공인중개사는 개업 공인중개사 수보다 늘고 있다.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휴·폐업 공인중개사가 9265명으로 개업공인중개사 7942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택한 공인중개사가 8422명, 휴업 공인중개사가 843명이다.
그간 휴·폐업보다 개업 공인중개사의 수가 많았으나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휴·폐업 공인중개사가 개업 공인중개사 수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거래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이처럼 휴업이나 폐업을 택하는 중개업소가 늘어난 것은 지역·단지별 부동산 경기 편차가 큰데다 거래량도 아직 평년 수준에는 못 미쳤기 때문이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이날 기준으로 343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리인상 여파로 거래절벽이 극심했던 지난해보다는 늘었지만,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2021년보다는 여전히 적은 수치다. 부동산 호황기 ‘끝물’이라 불렸던 2021년 8월(4065건)보다도 적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거래량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직업인데 올해 들어 거래량이 늘었다곤 하지만, 부동산 호황기와 비교하면 50~60%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나마도 일부 거점 지역, 대단지에 집중되다 보니 주요 지역이 아닌 곳의 중개업소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위축된 점도 휴·폐업에 영향을 미쳤다. 전세사기와 역전세·깡통전세 여파로 빌라 등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면서 해당 주택을 주로 중개하던 공인중개사들도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 대표는 “여기는 인근에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유망한 지역인데도 워킹 손님이 한 달에 1~2명 정도에 불과하고 거래도 몇 달째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빌라 등을 주로 취급하는 공인중개사들은 장사가 안되는데도 계속 월세를 감당할 수 없다 보니 권리금을 포기하고라도 중개업소를 내놓으려고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전·월세 거래 중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가 더 많지만, 단독·다가구 주택,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급감했다”며 “올 하반기 역전세 대란 등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공인중개사들도 버티기보다는 휴·폐업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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