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103건 뿐인데, 10배 많다…中 단체 관광객 몰려가는 나라

박성훈 2023. 8. 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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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중심가에 위치한 시트립(携程) 여행사. 당국의 단체 여행 허용 이후 관광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박성훈 특파원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관광을 허용했지만, 시중에서 예약 중인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은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에선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최대 관광 포털사이트인 ‘취날’(qunar.com)에서 지난 16일 현재 연말까지 국내총생산(GDP) 1조 위안(180조원) 이상의 중국 1선(一線) 도시인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4개 도시에서 출발하는 단체 여행을 확인한 결과 올 하반기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은 총 103개였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행 관광 상품은 약 978건에 이르렀다. 한국행 상품은 일본행 상품의 10.5%에 그쳤다. 일본의 경우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9개 지역 패키지가 있는 반면 한국은 서울,제주 2곳뿐이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중국 각지에서 비행기로 12시간 이상 걸리는 독일, 호주 여행 패키지는 각각 643개, 150개의 상품이 예약 중이었다. 단체 관광 허용 국가 중 상품이 가장 많은 곳은 태국(1만1285개)이었다. 최근 관광버스 전복 등 안전사고가 잇따른 베트남(737건)도 한국행 상품보다 7배 정도 많았다.

앞서 중국은 지난 10일 한국ㆍ일본ㆍ미국ㆍ독일ㆍ호주 등 78개국에 대해 자국민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태국과 베트남은 지난 2월부터 문을 열었다.

중국 유명 관광포털사이트 '취날'(qunar.com)에서 올 8월 한국 단체 관광 패키지는 2건 뿐이다. 사진 취날 홈페이지 캡처

지역별로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한국 상품은 각각 12개, 8개로 광저우(50개), 선전(43개)의 약 1/5 수준이었다. 중국의 정치, 경제 수도에서 한국행 단체 관광이 시들해진 것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베이징 202개, 상하이 305개, 광저우 219개, 선전 252개로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베이징의 직장인 남성 진 모 씨(38)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중국에서 인기가 많고 일본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며 ”한류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이 있지만 둘 중 한 곳을 선택한다고 하면 일본을 더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에 대한 여행 수요가 가장 높았다. 중국인이 제주로 여행할 경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절차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중국발 크루즈선 제주 기항 신청이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하이 등에서 야간 시간 항해해 제주에 도착한 뒤 다음날 아침부터 전일 여행을 하는 코스다. 돌아가는 날 역시 야간을 이용하는 이른바 3박 5일 패키지가 대부분이다. 또 제주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시 일본으로 넘어가 이틀을 보내는 단체 관광 크루즈 상품도 인기다.

상하이에서 출발해 제주, 일본 후쿠오카를 경유하는 4박 5일 크루즈 상품이 3199위안(약 5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취날 홈페이지 캡처

'덤핑 상품'도 여전했다. 3박 4일 관광에 2999위안(약 55만원)이 제주 단체 관광 대표 상품으로 올라와 있다. 코스를 보면 1일 차 오후 도착해 한라산 관광, 2일 차 수목원 거친 뒤 상품전시관, 3~4일 차 역시 일정 중 2/3는 건강, 토산품 판매장을 들르게 돼 있다. 호텔은 3성급 호텔로 1박에 한국 돈 3~4만원 수준이었다. 식비, 입장료, 가이드비도 본인 부담이다. 단체 관광이 아닌 경우 3박 4일에 5999위안(약 110만원)짜리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중국 관광 포털사이트 시트립(携程)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한국 관광 상품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사드 이후 6~7년간 한국 유명 가수나 연예인들이 중국에 오지 못했고 양국 간 교류가 많이 줄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또 다른 이유로 코로나 이전까지 화장품, 전자제품 등 한국 물건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았는데 중국 자체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에 가야 하는 메리트가 줄어든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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