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두드리는 찬양… 청년들, 현장 집회 열기에 흠뻑 빠지다

유경진 2023. 8. 2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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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찬양 예배… 집회 잇따라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 넘게 유튜브 영상으로만 접하던 찬양 집회가 현장으로 돌아왔다. 이에 맞춰 찬양 사역단체들은 수도권을 넘어 전국을 누비며 집회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찬양 사역단체인 어노인팅미니스트리가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교회에서 열린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3’에서 참가자들과 찬양하고 있다.


폭염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6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도림교회(정명철 목사)에는 수백 명의 청년들이 모였다. 올해 12번째 이어가는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3’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예배캠프가 열리는 본당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가자 포토 부스와 굿즈(기념품) 판매 부스, 입장을 위한 안내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잔뜩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노 마스크’로 찬양하고 통성으로 기도하는 모습도 올해만의 특징이었다.

앞서 지난 14~15일에는 제주 삼양교회(정석범 목사)에서 예람워십의 전국 투어 ‘더 퍼스트 리턴’이 개최됐다. 19일에도 전남 순천제일교회(홍성호 목사)에서 집회가 열렸는데 사흘간 2200명의 청장년이 참석했다. 지방에서 열리는 집회를 감안할 때 호응도가 이례적이다.

예람워십이 지난 19일 전남 순천제일교회에서 열린 전국 투어에서 예배를 드린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예람워십 제공


참석자들이 현장집회에 몰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심엔 ‘찬양’이 있었다. 찬양예배의 주된 참가 연령층은 18~30세의 기독 청년들이다. 이들이 현장 실황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현장의 생생함이 대세다

팬데믹으로 예배가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먼저 잃어버린 것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함’이었다. 어노인팅 예배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함께 모여 찬양하며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싶어서 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집회 시작 전 어노인팅 관계자는 강단 위에 올라와 “예배 도중 은혜로운 순간을 기억하거나 간직하고 싶은 분들은 마음껏 개인 휴대폰으로 사진 또는 동영상 촬영을 해도 괜찮다”고 안내했다.

3시간 넘게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20대가 넘는 카메라와 마이크는 예배 현장과 찬양 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국내 유수의 찬양 사역단체들은 현장 예배에서 부른 찬양을 실황녹음 및 영상촬영을 한다. 기록으로 남겨진 찬양과 영상은 추후 앨범 발매와 유튜브로 공개된다.

국내 찬양 사역단체인 제이어스의 김준영 대표는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예배에서 부르는 찬양에는 실제 참석자들의 삶이 담겨 있다”며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 받았던 은혜를 오래 간직하고 기억하기 위해 예배 실황의 수요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대에 걸쳐 예배와 찬양을 향한 갈증이 컸다. 그 목마름이 현장 예배를 통해 조금씩 해소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실황을 녹음한 찬양사역 단체들의 라이브앨범은 잇따라 발매되고 있다. 아이자야씩스티원(Isaiah6tyOne)은 지난 18일 라이브워십 앨범 ‘The Awe’(경외)를 내놨다. 제이어스는 오는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새로운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보다 흥미로운 건 최근 들어 예배현장에 다양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찬양에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할때 깔리는 배경음악이 복음성가에 등장하는가 하면 ‘한국산’ 찬양의 세계화도 눈길을 끈다.

게임BGM에 입혀진 CCM

예람워십은 2021년 ‘다음세대 시리즈’를 주제로 ‘카트라이더’ ‘슈퍼마리오’ ‘크레이지아케이드’ 등의 게임에 깔리는 BGM을 찬송가와 복음성가에 접목시켰다. 우려와는 달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예람워십 관계자는 “‘교회는 재미없는 곳’이라고 여기는 어린 아이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며 “교회도, 찬양도 재밌고 신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러한 방법이 다음 세대를 예배 현장으로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찬양의 세계화도 새로운 변화로 꼽힌다.

힐송이나 플래닛쉐이커스, 마라나타싱어스, 호산나인테그리티, 패션처치 등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 CCM 문화를 주도했던 호주와 미국의 찬양사역 단체다. 이들 단체는 국내 찬양 문화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국내 사역단체들은 영어로 발매된 찬양을 한국어로 번역해 불렀다. 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산’ 찬양의 세계화

CCM을 넘어 CWM(Contemporary Worship Music·컨템퍼러리 워십 뮤직)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생성도 기독교인들이 현장을 찾는 이유다. 김 대표는 “예배의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사역단체들이 수요자에서 공급자로서의 역할까지 겸하게 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사역을 전개할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국가에서는 한국의 찬양을 현지어로 바꿔 부르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찬양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며 “이는 한국의 예배 문화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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