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왔다 눌러앉은 몽골인 집사·필리핀인 장로 시대 눈앞 “외국인, 선교 대상 넘어 성도로 맞을 채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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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다하나국제교회(이해동 목사)는 여느 교회와 조금 다른 분위기다.
외국인 유학생과 더불어 현재 225만명 수준인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30년쯤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교회의 외국인 선교와 목회 정책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문선 국제학생회(ISF) 본부장은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유학생은 잠재적 이민자다. 선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성도, 즉 목양의 대상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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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다하나국제교회(이해동 목사)는 여느 교회와 조금 다른 분위기다. 교회 교인 대부분은 몽골인이다. 몽골인 유학생으로 한국에 입국한 뒤 학업을 마치고 직장까지 잡은 뒤 가정까지 이룬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회엔 현재 5명의 몽골인 집사가 있다. 이해동 목사는 내외국인의 장벽을 허물고자 장로, 권사 직분을 없앤 대신 한국인과 몽골인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꾸려 사역하고 있다.
이같은 형태는 몇년 뒤 한국의 여러 교회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일 수 있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뜨내기’ 외국인 신자가 아니라 ‘몽골인 집사’ ‘필리핀인 장로’ ‘중국인 권사’가 배출될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유학생 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은 사실상 교계의 향후 선교 및 목회 정책의 ‘새판 짜기’를 앞당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세계 10대 유학 강국을 목표로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30만명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20만 7126명(2023년 6월 기준)인데, 4년 안에 1.5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외에 신입생 유치가 시급한 지방 중소도시로 유학생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외국인 유학생과 더불어 현재 225만명 수준인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30년쯤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교회의 외국인 선교와 목회 정책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장 선교 및 목회 전문가들은 유학생 선교 정책이 외국인 목회로 확대되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입을 이민자 확대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문선 국제학생회(ISF) 본부장은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유학생은 잠재적 이민자다. 선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성도, 즉 목양의 대상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장에서 사역 중인 전문가들은 ‘환대’를 외국인 선교의 핵심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유학생들의 필요에 따른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 일례로 유학생의 리포트 오탈자를 검토해주거나 논문 주제를 함께 고민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복음 전도의 관점에서는 유학생들이 한국에 정착하기 전 복음을 심어주는 게 효과적이다. 이 목사는 “유학생 전도의 시발점은 어학당”이라며 “한국이 낯설어 의지할 곳이 필요한 시기에 환대와 복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다하나국제교회의 ‘다하나’는 ‘다문화가 예수로 하나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복음 안에서 국가와 인종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유학생 신분에서 취업 비자, 영주권 비자, 국적까지 취득한 이들은 곧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간다. 이는 곧 한국교회가 외국인을 더 이상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교단을 중심으로 일선 교회의 변화도 필요하다. 현재 중대형 교회에서 ‘외국인 부서’를 만들어 사역하고 있지만, 이같은 체제는 한국인 성도와 외국인 성도의 소통 단절을 불러올 수 있다. 내외국인이 함께 공유하는 공동체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방 중소도시의 교회에서도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 인적·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농어촌 및 개척교회를 위한 교단 본부 차원의 대안이 필요하다. 예장통합 해외다문화선교처 홍경환 총무는 “속지주의 선교에서 속인주의 선교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면서 “이민자 선교를 위한 이해와 제도 개선을 위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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