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에 만난 구주… 돌고 돌아 목회자의 꿈 이뤘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그는 지난 4월 안수를 받고 목회자가 됐다. 교인들이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국교회가 살 수 있다는 평소 소신이 그를 신학의 길로 인도했다. 목사로 강단에 서서 교인들에게 성경에 담긴 진리를 선포하겠다는 바람이 결국 이뤄진 셈이다.
박양우(65) 더처치교회 협력 목사 이야기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파크뷰에서 열린 제24회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회장 이병구 네패스 회장)의 간증자로 나선 박 목사는 행정고시 합격 이후 공무원과 교수를 거쳐 장관까지 지냈던 사회 경력을 비롯해 성직자의 삶으로 이어지는 인생 여정을 담담한 어조로 소개했다.
1958년생인 박 목사는 제23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후 문화공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대통령비서실과 문화관광부 공보관·관광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뉴욕한국문화원장을 거쳐 문화관광부 차관까지 올랐다. 퇴임 후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등을 맡으며 문화예술계에서 영역을 넓혔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됐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목회학석사 과정에 입학한 건 2018년의 일이었다. 지난 1월 졸업한 뒤 한국독립교회선교연합회(KAICAM)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서울 마포 더처치교회(안창천 목사) 협력 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목사를 향한 꿈은 그가 대학 3학년이던 1979년 싹텄다. 후배 권유로 대학 기독 모임 금요 철야 집회에 참석해 죄를 고백하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직후의 일이었다.
“마침 그 해에 행정고등고시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계엄령이 선포되는 등 정국이 혼란스러웠고 독재 정권 아래에서 공무원이 되는 게 꺼려져 고민이 컸습니다. 그러면서 목회자의 길을 두고 갈림길에 섰었죠. 다만 아버지와 담임목사님의 만류, 공직에 대한 미련으로 결국 공직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긴 세월 목회자에 대한 열망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신학교에 입학한다. 그가 생각하는 목회란 뭘까. 박 목사는 ‘설교자로서의 소명’을 언급했다.
“물질주의와 세속화 속에서 방향을 잃은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게 올바른 설교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제가 그런 설교를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설교자에게 이런 소명이 맡겨져 있다는 시대적 당위성을 말하는 거죠. 이런 설교자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할 따름입니다.”
‘참 목사’로 살겠다는 그의 다짐은 듣는 이들에게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는 “목사이기 전 진짜 예수쟁이로 살고 싶고 신행이 일치하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면서 “사례비를 받지 않는 ‘떠돌이 설교자’로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간증에 앞서 경기도 성남시 선한목자교회 김다위 목사가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리더’(삼상 13:13~14)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따르라’고 했는데 예수님을 따르는 자만이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수 있다”면서 “신실하고 온전히 주님을 따르는 게 결국 크리스천 리더십의 시작이자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크리스천 리더라면 늘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팔로워인가’ 자문해야 하고 최종 권위자인 하나님께 순종하고 따라야 한다”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본받아 주를 따르고 주께만 순종하는 자가 리더의 자질을 가질 수 있고 주님이 그들을 통해 뜻을 이루신다”고 했다.
CLF는 크리스천 리더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2019년 출범했다. 다음 포럼은 10월 24일 오후 6시 국민일보빌딩 파크뷰에서 열리며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설립자 박조준 목사의 설교와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의 간증이 예정돼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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