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오펜하이머’ 인기…‘15세 관람가’ 논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흥행 1위에 올랐다. 원자폭탄을 개발한 인물의 전기영화인 데다 ‘15세 관람가’ 등급에 가족 단위 관객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자녀와 함께 극장에 갔다가 얼굴이 화끈거렸다는 부모도 많다. “‘청불(청소년 불가)’ 수위 아닌가. 애들 데리고 보지 말라”는 관객 후기가 눈에 띄었다. ‘맘카페’에선 “여배우의 전라 섹스신이 있다”며 초등 자녀와 관람을 말리는 댓글이 잇따랐다.
‘오펜하이머’가 미국에선 R등급(부모 동반시 17세 이상 관람가)을 받은 사실도 논란을 키웠다. ‘다크 나이트’ 등 빼어난 오락영화를 빚었던 놀런 감독이 20년 만에 내놓은 R등급 영화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실존 인물의 사생활, 내연녀의 자살 암시 장면까지 숨김없이 묘사했다. 미국 현지에선 기존 전기영화들과 다른 마케팅 포인트로도 언급됐다.
한국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오펜하이머’ 15세 결정 사유로 “선정성 및 약물 수위가 다소 높으나 ‘지속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문제는 영등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런 내용이 관람 여부를 판단할 만큼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자극적인 묘사의 ‘지속성’은 관람등급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인데도 영등위의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 등급분류 기준’ 어디에도 명확한 정의가 없다.
부모 입장에선 자녀 관람에 참고할 사전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선 IMDb 등이 부모 대상 가이드(Parent’s Guide)를 따로 운영하기도 한다. 여성의 어떤 신체 부위가 몇 번 등장하는지까지 적시한다. 한국의 부모들은 언제까지 답답해야 할까.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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